백인 참석자들 연신 ‘트럼프…트럼프’ 환호
한인 포함 아시안 4인이 행사 주도해 눈길
“주말 동안 10가구를 방문하면 트럼프 티셔츠를, 45가구를 방문하면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문구가 새겨진 40달러 상당의 모자와 공화당 뱃지를 드립니다.”
이날 100여명이 모인 타운홀 미팅에서 조지아 공화당 관계자들은 2020년 선거 필승전략으로 꼽혔던 가가호호 방문 선거운동을 홍보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곳이 속한 바로우 카운티는 지난 대선 당시 70.7%라는 압도적인 공화당 지지율을 기록한 곳이다. 인접한 잭슨 카운티(78.3%), 홀 카운티(70.9%) 역시 전통 보수층이 밀집한 선거구다. 이 지역과 불과 1마일 떨어진 귀넷 카운티가 과반 이상(58.4%) 조 바이든 대통령을 선택한 것과 대조된다.
이날 타운홀 미팅은 트럼프 대선 캠프의 ‘어젠다 47’ 전국 투어 첫날이었다. 어젠다47은 미국의 47대 대통령이 되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공약을 설명한 웹사이트 이름에서 따왔다. 이 캠페인을 통해 공화당은 이달부터 주요 경합주를 방문해 경제, 이민, 국방 등 각 현안 정책을 구체화한다. 공화당 내 내로라 하는 ‘브레인’들이 연사로 나선다.
린다 맥마흔 전 중소기업청장의 설명을 듣는 조지아 주민들
조지아를 찾은 연사는 트럼프 행정부 초대 중소기업청장을 역임한 린다 맥마흔을 비롯해 릭 스콧 상원의원(플로리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전 대표, 제이슨 스미스 하원 세입위원장(미주리). 이밖에 다양한 공화당 의원과 정책 전문가들이 스윙 스테이트로 꼽히는 애리조나, 위스콘신을 방문할 예정이다.
여론조사조차 분석 결과가 엇갈리며 양당 지지세가 혼전에 빠진 조지아지만, 행사장 분위기로 보아 교외 지역의 트럼프 지지층은 여전히 굳건해 보였다.
100여명의 주민이 모인 이날 행사는 저녁 6시 행사 시작 50분 전 일찌감치 좌석이 모두 찼다. 주최측이 준비한 이동식 정수기의 저수조 물도 5시 30분경 동나 실무자들이 진땀을 뺐다. 연신 깃발을 흔들며 “트럼프-밴스”를 연호하던 열성 지지자 몇몇이 경호원의 제지를 받았다.
‘공화당 집토끼’인 백인 교외 중산층 외에 유색 인종의 활약도 행사 내내 눈길을 끌었다. 한인 박청희 전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조지아지부 아시안 디렉터를 비롯해 투이 호틀 아태계 자문위원회 위원(베트남계), 세니 자펜도르프 공화당 대의원(대만계), 리테시 데사이 조지아주 중소기업 커미셔너(인도계) 4인방이 행사를 주도했다.
타운홀 미팅 아시아계 참가자들. 왼쪽부터 리테시 데사이 커미셔너, 박청희 전 RNC 조지아 아시안 디렉터, 세니 자펜도르프 공화당 대의원, 투이 호틀 아태계 자문위원
교외 고령층 눈높이를 고려한 공화당의 맞춤형 접근법도 눈에 띄었다. 제임슨 스미스 하원 세입위원장은 “공화당은 더 이상 컨트리클럽의 엘리트 정당이 아니다”라며 “식탁에 음식을 올리고, 옷을 사입고, 차에 주유하는 것이 어려운 노동 계층을 위한 당”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 어머니도 사회보장 연금이 유일한 수입원인 80세 노인”이라며 “소셜 시큐리티 혜택을 확대 보장할 것”이라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취재, 사진 /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