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날이라고 아들이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해서 영화관에 갔다. 막 새로 개봉한 영화 제목이 ‘Materialists’였다. 영화의 배경은 뉴욕 맨해튼이며, 중상류층 젊은 백인들의 이야기다. 영화의 주인공은 루시라는 여자다. 루시는 한때 배우를 꿈꾸다가 중매쟁이가 되어 뉴욕 맨해튼의 중매회사에서 성공적인 중매쟁이로 활동하게 된다. 영화는 성공적인 중매쟁이인 루시가 자신의 배우자를 고르는 과정에서, 전부터 사귀던 남자 친구와 새로 사귄 부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결국 가난한 남자 친구에게 돌아가는 이야기다. 루시는 자신이 중매해서 성사시킨 커플의 결혼식장에 갔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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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로 초연결된 현대 사회는 의미 있는 신체 접촉이 부족한 ‘터치 결핍’ 현상을 겪고 있다. 이는 스트레스, 불안, 우울, 외로움을 증가시키고 신체 건강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 SNS의 연결은 신체 접촉의 따뜻함과 즉각성을 대체하기 어렵다. 따라서 의식적으로 손잡기와 같은 신체적 접촉을 우선시하는 것은 정서적 웰빙과 깊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는 단순한 제스처를 넘어 현대 사회의 고립감에 대한 강력한 해독제이자, 인간관계에 있어서 저비용 고효율의 웰빙 전략이다. 손잡기를 포함한 대면 접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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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5전쟁이 일어났을 때나는 12살의 국민학교 6학년생이었다. 개전 다음날 학교에서 수업중인데 북한의 야크 전투기가 서울 상공에 나타나 한바탕 기총소사를 하고 돌아갔다. 아이들은 창문가에 몰려가 북한 전투기를 신기한 듯이 올려다보면서 소리쳤다. 6월 28일 새벽 한강 쪽에서 들려오는 번개 찬둥소리에 깊은 잠에서 깨어났다. 나중에 그것이 한강 인도교 폭파 소리였다는 것을 알았다. 그날 서울은 인민군에 점령되었다. 개전 3일만이었다.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인공기를 흔들며 환영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앳된 얼굴의 인민군 병사가 탱크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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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던 체육관이 잠시 문을 닫았다. 수리를 한다는 이유였다. 운동을 쉬기 싫어 다른 체육관을 찾았고, 낯선 공간에서 근육운동에 열중하고 있을 때였다. 익숙한 얼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여러 번 탁구장에서 마주쳤던 분이었다. 이름은 몰랐지만, 미국인들이 그를 “미스터 하하”라 부르는 통에 나도 그렇게 불렀다. 그날, 내가 다리 근육 운동 기구에 앉아 있을 때 그는 운동을 마친 듯 내 옆에 다가와 말을 걸었다. 예전엔 그저 공을 주고받으며 스쳐 지나갔을 뿐, 속 깊은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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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YMCA에서 미해군 특수부대(Navy SEAL) 출신인 마크가 가르치는 전신 저항 운동 TRX(Total Resistance Exercise) 을 3년 전부터 했다. 이것은 하나의 축을 둔 두 가닥의 줄을 이용하는 운동으로 근력과 유연성, 코어, 밸런스 등 체력단련 목표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원래 이 운동은 해군 특수부대원을 위해 고안된 것이라며 우리를 훈련병으로 간주하는 마크 덕분에 재미가 부가된 운동이다. 해군 특수부대 요원은 해상, 공중, 지상 어느 곳에서나 활동할 수 있는 전천후 육해공 특수대원이라 지원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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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14 영화 은 헤르만 코흐의 소설 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미국이나 이탈리아에서도 영화로 제작되었던, 윤리적 딜레마를 다룬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등 연기파 배우들이 함께 했다. 영화는 서로 성향이 다른 두 형제사이에서 벌어지는 가족간의 균열과 파국을 결코 ‘보통’이라 부를 수 없는 극적인 스토리로 그려낸다. 그 중심에는 디너모임인 가족모임이 있다. 그들의 모임이 열리는 곳은 집이 아닌 고급 레스토랑이다. 화려한 음식과 와인을 곁들인 저녁 테이블의 대화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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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이 하수상함인가. 흘러간 옛노래를 듣는다. 4인조 혼성그룹 보니엠이 부른 ‘바빌론 강가에서’ 는 악기를 전혀 다루지 않고 순수한 보컬만으로 흑인 특유의 혼이 들어간 소울( soul)음악이다. 감정적인 표현과 메시지 전달에 무게를 둔 음악이기에 그 음색도 흐느끼듯 격정적이고 울림이 있다. 예전에는 이 노래를 그저 흥겨운 팝송 정도로만 알고 흥얼거렸지만 가수들의 신나는 춤과 아름다운 화음이 서러움의 승화라는 것을 알고 난 후부터는 가슴으로 듣게 되었다. 노래는 바빌론에 끌려가서 망국의 슬픔 속에 포로생활을 하는 유대인들의 애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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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영 부부.

지난 5월 동유럽 발칸반도로 패키지 여행을 다녀왔다. 아직도 남아있는 여행의 감동을 오래도록 간직하며, 더 많은 여행객들이 감동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여행 후기를 남긴다. 5월 4일 애틀랜타 공항을 출발, 약 9시간을 날아 도착한 독일 뮌헨에서 시작된 13박 14일의 여정은 서유럽의 미술관 중심 여행과는 전혀 다른, 대자연과 역사, 문화, 신앙 유산이 어우러진 깊은 감동의 시간이었다. 푸른 바다와 하늘을 품은 체코 프라하, 도나우강의 헝가리 부다페스트, 아직도 전쟁의 아픈 상흔이 남아있는 보스니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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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중풍이 뭐야? 그런 병도 있어? 눈 중풍이 내게 오기 전에 그런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다. 눈 중풍이라는 병에 걸리고 보니, 주위에 이미 그런 병을 앓는 분도 몇 명 알게 되었고, 40살이 넘은 사람들 중에 1~2%정도가 눈 중풍을 앓는다는 통계도 있다. 내가 눈 중풍으로 에모리 대학 병원에서 받은 여러가지 검사 중에 초음파 검사 (Echocardiograph)라는 것이 있다. 인체에 무해한 초음파를 이용하여 심장의 움직임, 구조, 혈류의 흐름, 판막의 이상 유무,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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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나라, 미국에서의 삶은 그 자체로 인터내셔널이다. 앞집에 사는 룻과 쟌은 각각 아일랜드와 독일 출신 배경을 가지고 있다. 세탁소에서 일하는 시슬은 스페인어가 모국어이다. 한인 이민자의 정체성을 가진 내게 김기태 작가의 소설집 , 그 제목이 눈에 띄었다. 미국에 살면서 한국 상황에 안테나를 높이 세워도, 한국은 이곳에서 참 멀다. 그런 내게 김기태의 소설은 사회 여러 분야를 새롭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케이팝의 팬덤 문화, 외국인, 노동과 사랑, 교육, 노인… 한국에서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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