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역사상 세 번째이자 한인 1.5세로서는 처음으로 연방 종신직 판사에 오른 존 리(54·한국명 이지훈) 시카고 연방법원 판사가 연방 항소법원 판사로 지명됐다.
13일 시카고 트리뷴과 NBC방송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5명의 신임 연방 판사 지명자를 발표하면서 리 판사를 “제7 연방항소법원에서 근무하게 될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이라고 소개했다.
리 판사가 연방법원 일리노이 북부지원(시카고 연방법원) 판사에 취임한 지 10년 만이다.
리 판사는 1960년대 박정희 정권 시절 파독 광부였던 이선구 씨와 간호사 이화자 씨의 3남 중 장남으로 독일에서 태어났다.
그는 생후 3개월 무렵 한국으로 보내져 5세 때까지 외할머니의 보살핌을 받고 자랐다.
리 판사의 가족은 그가 5세 때이던 1970년대 초 미국 시카고로 이민, 시카고 북서부 교외 도시에 터를 잡았다.
현재 시카고 교외도시에 사는 리 판사는 의사인 부인과의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시카고에서 초·중·고교 시절을 보낸 리 씨는 하버드대학(1989년 졸업)을 거쳐 하버드 로스쿨(1992년 졸업)을 졸업했다.
그는 시카고 대형 로펌 ‘메이어 브라운’, ‘그리포 앤드 엘든’을 거쳐 ‘프리본 앤드 피터스’에서 반독점, 통상규제, 지적재산권 등과 관련한 상업 분쟁 소송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연방법원 판사로 발탁됐다.
시카고에 소재한 제7 연방항소법원은 일리노이·위스콘신·인디애나 3개 주의 7개 지방법원에서 올라온 사건을 다룬다.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 대법관은 제7연방항소법원 판사로 재직하다 연방 대법관에 발탁됐다.
리 판사는 캘리포니아 제9 항소법원의 허버트 최(1916-2004·한국명 최영조) 판사와 루시 고(53·한국명 고혜란) 판사에 이어 세 번째로 미 연방 종신직 판사에 올랐으며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미주 한인 사상 세 번째 고등법원 판사가 된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리 판사 외에 살바도르 멘도저 주니어 워싱턴 연방법원 판사를 제9 연방항소법원 판사에 지명하고 아이오와·일리노이·델라웨어 연방법원에 각 1명의 신임 판사를 앉힐 예정이다.
이로써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지명한 연방 판사는 케탄지 브라운 잭슨 연방 대법관 포함 90명에 달한다고 NBC방송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