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으로 자금난…재융자마저 어려워
오피스 빌딩 이어 주택 투자에도 파장 확산
단기 차익을 노리고 아파트에 무리한 투자를 감행한 부동산 투자자들이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하기 시작했다고 애틀랜타 저널(AJC)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이들은 부동산 가격 급상승 시기에 성행하는 이른바 플리핑(flipping) 투자자들이다. 신문은 이들이 손쉽게 돈을 벌기 위해 단기 변동 금리를 이용해 큰 돈을 투자했으나 금리 상승으로 막대한 이자 부담을 안게 됐고, 결국 부동산을 압류당하거나 경매처분할 수 밖에 없게 됐다고 전했다.
캅 카운티에 있는 한 부동산 업체는 샌디 스프링스와 애틀랜타 벨트라인 부근 아파트 단지를 각각 하나씩 인수했으나 융자금 상환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은행에 압류당했다.
대출금을 갚지 못해 부도를 낸 업체는 메이블턴에 있는 MSC 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자회사이며, 압류된 아파트 단지는 애틀랜타 라즈웰 로드 인근 ‘셀리브레이션 앳 샌디 스프링스’, 버지니아 애비뉴 선상의 ‘버지니아 하이랜즈 아파트먼트 홈즈’이다.
이같은 위기는 오피스 부동산 시장에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기업들이 사무실 공간을 줄이면서 임대수입이 감소하고, 그에 따라 부동산 가치가 하락했다. 은행들은 추가 대출을 꺼리면서 자금난에 빠져들고 있다.
현재 애틀랜타 다운타운에는 대규모 오피스 빌딩과 호텔들이 압류 위기를 겪고 있는 반면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공실률이 낮아 덜 심각하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얘기다.
부동산 전문가 헨리 로버는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단기 투자자들의 자금 압박이 심해지고 있는 반면, 자금력이 있거나 장기적인 전략을 바탕으로 투자를 한 경우는 견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애틀랜타 집값은 2018년 이후 69%나 상승했고, 수요자나 기관투자자 모두 관심이 크기 때문에 타격이 덜 하다는 것이다. 임대료도 최근 5년 동안 30%가 올라 수익성이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임대료 상승률이 1.3%에 그쳐 조정기에 접어 들었고, 점유율도 감소 추세여서 조만간 주거용 부동산 시장도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부동산 컨설팅 회사 해도우 앤드 컴퍼니의 파트너 래드슨 해도우는 “게임에 늦게 들어와서 단순히 상품을 뒤집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며 “이자율은 치솟고 수익은 감소해 견디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가 뜸해지면서 은행들이 부동산 가치를 낮춰 평가하고, 그에 따라 재융자 길도 막혀 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토머스 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