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김건흡의 살며 생각하며]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시절이 하수상함인가. 흘러간 옛노래를 듣는다. 4인조 혼성그룹 보니엠이 부른 ‘바빌론 강가에서’ 는 악기를 전혀 다루지 않고 순수한 보컬만으로 흑인 특유의 혼이 들어간 소울( soul)음악이다. 감정적인 표현과 메시지 전달에 무게를 둔 음악이기에 그 음색도 흐느끼듯 격정적이고 울림이 있다. 예전에는 이 노래를 그저 흥겨운 팝송 정도로만 알고 흥얼거렸지만 가수들의 신나는 춤과 아름다운 화음이 서러움의 승화라는 것을 알고 난 후부터는 가슴으로 듣게 되었다. 노래는 바빌론에 끌려가서 망국의 슬픔 속에 포로생활을 하는 유대인들의 애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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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고] 80대 부부의 동유럽 발칸반도 여행기

이일영 부부.

지난 5월 동유럽 발칸반도로 패키지 여행을 다녀왔다. 아직도 남아있는 여행의 감동을 오래도록 간직하며, 더 많은 여행객들이 감동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여행 후기를 남긴다. 5월 4일 애틀랜타 공항을 출발, 약 9시간을 날아 도착한 독일 뮌헨에서 시작된 13박 14일의 여정은 서유럽의 미술관 중심 여행과는 전혀 다른, 대자연과 역사, 문화, 신앙 유산이 어우러진 깊은 감동의 시간이었다. 푸른 바다와 하늘을 품은 체코 프라하, 도나우강의 헝가리 부다페스트, 아직도 전쟁의 아픈 상흔이 남아있는 보스니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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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영의 살며 배우며] 눈 중풍의 예방

눈 중풍이 뭐야? 그런 병도 있어? 눈 중풍이 내게 오기 전에 그런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다. 눈 중풍이라는 병에 걸리고 보니, 주위에 이미 그런 병을 앓는 분도 몇 명 알게 되었고, 40살이 넘은 사람들 중에 1~2%정도가 눈 중풍을 앓는다는 통계도 있다. 내가 눈 중풍으로 에모리 대학 병원에서 받은 여러가지 검사 중에 초음파 검사 (Echocardiograph)라는 것이 있다. 인체에 무해한 초음파를 이용하여 심장의 움직임, 구조, 혈류의 흐름, 판막의 이상 유무,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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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의 커뮤니티 광장] 미국에 다시 나타난 ‘홍역 호환 마마’

한국 언론보도를 종종 보면 ‘홍역을 치른다’는 표현이 있다. “죽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일을 겪다”라는 뜻이다. 그런가하면 조선시대 민간설화에 ‘홍역귀’라는 귀신이 있다. 조선시대에 홍역으로 워낙 사람이 많이 죽었기 때문이었다. 일제시대 때만 하더라도 천연두를 ‘큰손님’, 홍역을 ‘작은 손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전염병이 심각했다. 몇십년 전만 하더라도 홍역에는 백신 예방접종도 치료법도 없어서 걸리면 그저 무사히 낫기를 바라는 방법밖에 없었다. 오늘날 홍역이 사라진 것은 1960년 개발된 백신 덕분이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홍역, 볼거리, 풍진 백신 접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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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수필]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이민자의 나라, 미국에서의 삶은 그 자체로 인터내셔널이다. 앞집에 사는 룻과 쟌은 각각 아일랜드와 독일 출신 배경을 가지고 있다. 세탁소에서 일하는 시슬은 스페인어가 모국어이다. 한인 이민자의 정체성을 가진 내게 김기태 작가의 소설집 , 그 제목이 눈에 띄었다. 미국에 살면서 한국 상황에 안테나를 높이 세워도, 한국은 이곳에서 참 멀다. 그런 내게 김기태의 소설은 사회 여러 분야를 새롭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케이팝의 팬덤 문화, 외국인, 노동과 사랑, 교육, 노인… 한국에서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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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옥 칼럼] 오소리의 이별 선물

그림책으로 인생배우기 (40) 오소리는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북아메리카에 널리 서식하며, 대개 산이나 들에 살며, 주로 낮에는 굴 안에서 쉬다가 어두워지면 활동을 시작하는 야행성 동물이다. 그래서 어두운 밤에 도로를 건너다 로드킬 당하는 오소리가 많다. 일생 동안, 숲속을 자유롭게 걸어 다니며 여러 동물들과 평화롭게 살다가, 늙어서 맞이하는 오소리의 죽음이라면 축복받은 죽음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영국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션 분야에서 가장 돋보이는 신인에게 주는 ‘마더 구스 상’을 수상한 작가, 수잔 발리의 <Badger‘s Parting Gifts>에 나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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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흡의 살며 생각하며] 나와 너: 완전한 우리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는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 일이 정말 많다. 그 중에서도 정말 내 뜻대로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바로 인간관계가 아닐까?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다. 인간의 신체적 능력은 어느 하나 동물보다 뛰어난 것이 없고, 인간이 자랑하는 지능조차도 혼자서는 무용하다. 그래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흔히 ‘정을 나눈다’는 말을 하듯 정서적인 측면에서도 인간관계는 중요하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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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하 수필] 잠들지 않는 귀

“고마워요.” “제가 한 게 뭐 있다고요.”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줬잖아요.” 전화를 끊고 보니 자정이 훌쩍 넘었다. 두 시간이 넘는 통화였다. 그녀는 오늘 속상한 일이 있었다.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지만, 쉽게 납득되지 않는 말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 늦은 밤, 가까운 사이도 아닌 내게 전화를 걸 정도였다면 얼마나 힘들었는지 짐작이 되었다. 나는 조언도, 위로도 하지 않고 그저 들었다. 간간이 “아, 그러셨군요”,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정도의 짧은 호응만 했을 뿐이다.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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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의 커뮤니티 광장] 도시의 품격은 공원에 있다

한 도시의 품격은 어디서 드러나는가. 화려한 고층빌딩이나 복잡한 도로망이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숨 쉬는 공원에서 그 도시의 진정한 가치관이 드러난다. 그런 점에서 최근 미국 공공토지신탁(TPL, Trust for Public Land)이 발표한 ‘2025년 공원지수’ 보고서(2025 ParkScore index)는 주목할만하다. TPL이 발표한 공원지수는 도심의 공원 숫자, 주민 접근성, 녹지 비율, 산책로, 1인당 공원 예산 등을 통해 ‘미국 최고의 공원도시’ 순위를 매긴 것이다. 매년 100개 도시를 선정하는 이 순위는 단순한 순위표가 아닌, 도시가 추구해온 가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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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그레이, 삶의 한 가운데서] 믿음의 여정

오래전 몽고메리로 이사 와서 처음 다닌 성당은 성 베다(St. Bede)이다. 나는 가톨릭 신자가 아니었지만 남편 따라 아이들을 데리고 매주 성당에서 미사를 봤었다. 이번에 이 성당의 100주년 기념미사에 참석하며 나에게 믿음의 바탕이 되었던 지난날의 우연이 아니었던 운명 같은 일들을 떠올렸다. 나는 종교 없이 성장했다. 어릴 적 산에 가면 절에 가서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했다. 탑을 돌며 소원을 말했지만 정작 불교에 대한 지식이나 이해는 없었다. 그리고 고등학교때 집은 안양에 있었고 학교는 서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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