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 시대 ‘좋은 인상 남기려고’…
저축·카드·대출 등으로 충당…재정적 스트레스 심해
올해 결혼식을 올리는 커플은 보통 3만~4만5000달러를 지출하며, 67%는 결혼식 비용을 위해 빚을 진 것으로 집계됐다.
대출 전문 플랫폼 ‘랜딩트리’는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신혼부부들에게 결혼식의 재정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빚을 지고 결혼식을 올린 후에도 과소비로 인한 후회, 예산 초과, 심지어 조기 이혼까지 고려하는 경우가 점점 더 흔해지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랜딩트리가 지난 3월 12~19일 전국 18~79세 신혼부부 1050쌍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결혼식에 2만 달러 미만으로 지출한 부부는 극소수였으며, 가장 많은 26%의 응답자가 3만~4만5000달러를 썼다고 답했다. 2만~3만 달러는 22%, 4만5000~6만 달러는 17%, 6만 달러 이상 지출한 사람은 11%였다. 결혼식 비용 중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한 것은 신혼여행으로, 응답자들은 신혼여행에 평균 약 6260달러를 쓴 것으로 파악됐다.
랜딩트리는 신혼부부들이 각 항목에 얼마를 지출했는지 조사했다.
상당수 신혼부부는 고금리 신용카드 또는 개인 대출로 부족한 금액을 메웠다고 답했다. 아직 갚고 있는 부부 중 41%는 “최소 1년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의 46%는 저축한 돈에서 결혼식 비용을 충당했으며, 24%는 신용카드, 16%는 부모나 친척의 도움, 11%는 개인 대출을 받았다.
무리해서라도 화려한 결혼식을 여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커플이 하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사회적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느끼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응답자의 34%는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감당할 수 있는 금액보다 더 많이 썼고, 32%는 예산을 완전히 초과했으며, 밀레니얼세대(29~44세) 응답자의 경우 다른 나이대보다 많은 36%가 과소비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부부들은 돌이켜보면 결혼식장, 케이터링, 꽃꽂이, 엔터테인먼트 등 시각적인 요소에 한 지출을 가장 후회했다.
신혼부부들이 지출을 가장 후회하는 항목 리스트. 식장, 음식, 꽃, DJ 또는 밴드 등에 돈을 쓴 것을 후회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52%는 ‘다른 곳에 돈을 썼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후회했다. 결혼 비용은 단순히 허리띠를 졸라매는 데 그치지 않고 부부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54%의 응답자는 결혼 전후에 돈 문제로 다툰 적이 있으며, 16%는 재정적 스트레스로 이혼을 고려했다고 답했다.
상당수의 커플이 결혼식이 끝난 후 하객들에게 받은 결혼 선물로 재정을 안정시켰다. 41%는 신혼여행을 위해 축의금을 사용했으며, 24%는 결혼 부채를 갚는 데, 22%는 저축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