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측은 사인 등 함구
명문대에 다니던 한인 대학생 두 명이 일주일 사이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학교 측이나 수사 당국은 두 학생의 정확한 사인 등을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어, 죽음을 둘러싼 의문이 불거지고 있다.
듀크대학교 학보인 ‘듀크 크로니클’은 이 대학 인문과학대학 소속 2학년생 이안 현 김(Ian Hyun Kim)씨가 지난 1일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대학 측은 타살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만 발표한 채, 정확한 사망 시각과 장소, 사인 등은 밝히지 않았다.
김씨가 숨진 장소는 캠퍼스 내 공원인 ‘듀크 가든스’로 추정되고 있다. 김씨의 사체가 발견된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는 듀크 가든스 인근에 다수의 경찰차와 폴리스라인이 설치됐다는 목격담이 올라왔다. 이에 본지는 7일 듀크대 경찰국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경찰국 측은 아직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프린스턴대학교에서 혼혈 한인 학생인 로렌 블랙번(23)이 실종 일주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뉴욕포스트 보도 등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19일 오후 6시쯤 이 대학 파이어스톤 도서관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자취를 감췄다. 실종 신고를 받고 수색을 펼친 프린스턴대 경찰국은 지난달 22일 휴대폰 위치 추적을 통해 블랙번의 마지막 위치가 캠퍼스 남단의 인공 호수 카네기 레이크인 것을 확인, 3일 만에 호수에서 블랙번의 시신을 발견했다.
대학과 대학 경찰국 모두 정확한 사인이나 사망 방식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 주변 취재 결과 블랙번은 실종 며칠 전 여자친구와 결별했으며, 유서로 추정되는 쪽지를 남긴 사실, 그리고 평소 조울증을 앓으며 자살 시도 이력이 있었던 점 등을 토대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아니냐는 추정도 제기되고 있다.
블랙번은 2001년 오리건주에서 태어나 유타, 미주리, 인디애나주 등에서 성장했다. 프린스턴대 3학년생인 그는 영문학을 전공했다.
어머니가 한인인 그는 한국문학 클럽과 한인학생회에서도 활동했으며, 지난해 여름에는 프린스턴대 장학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듀크대와 프린스턴대는 각각 재학생 사망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메리 팻 맥마흔 듀크대 부총장은 지난 1일 학부생에게 보내는 전체 이메일을 통해 “김씨는 매우 총명하고 사려 깊은 학생이었다”며 “그의 가족과 친지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 프린스턴대 역시 지난달 25일 추모 모임을 진행했다.
김경준·강한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