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쇼크 지나가나 했더니 이번엔 관세 폭탄
경기·고용 악화 쓰나미 우려…건설비도 오를 듯
애틀랜타 오피스 임대 시장이 팬데믹 동안의 침체를 벗어나나 싶더니 관세 쇼크로 또다시 불확실성의 늪에 빠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경기 침체를 촉발하고, 해고를 늘리고, 건설 비용 급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전국 오피스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 관세가 오피스 시장에 어떻게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 어려우나, 전반적인 경기 불확실성이 불안감을 야기시키고 있다고 애틀랜타 저널(AJC)은 9일 보도했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회사 CBRE에 따르면 애틀랜타의 오피스 시장은 2020년 이후 사상 최고의 공실률로 몸살을 앓은 끝에 2024년 말 전체 오피스 면적의 약 33%가 미임대 또는 임대 가능 상태로 바닥을 쳤다. 그러나 지난 1분기 공실률이 약 0.5%포인트 하락하고, 사무실 복귀 정책이 탄력을 받으면서 부동산업계는 “최악 상황이 지나갔다”며 안도했다.
애틀랜타 최대 임대업체인 ‘커즌스 프로퍼티스’는 ‘고급 오피스’(보통 A등급 또는 트로피 공간이라고 불린다)의 렌트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지난 3월말 기준, 포트폴리오의 90%가 임대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약 2% 증가한 수치다.
콜린 코놀리 커즌스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2일 실적발표회에서 경제 전반에 걸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더라도 오피스 시장은 수요를 계속 견인할 수 있는 충분한 호재가 있다고 말하며 “많은 기업이 팬데믹 기간 충분한 공간을 임대하지 못해 여전히 여러움을 겪고 있으며, 오피스 복귀가 확산되면서 억눌렸던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커즌스 데이터에 따르면 애틀랜타 오피스 임대 시장은 2019년 1분기 가장 활발했으며, 현재는 고급 오피스 공간이, B등급 등 덜 선호되는 지역의 건물보다 실적이 좋았다. 애틀랜타를 비롯한 전국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은 대부분 B등급 건물에 집중돼 있다.
데이터회사 트렙(Trepp)도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스티븐 부시봄 트렙 리서치 디렉터는 관세로 인한 경기 침체는 저등급 건물에 가장 먼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팬데믹 이후 자리 잡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건물들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어려운 투자환경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부시봄 디렉터는 이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지금이 매수 기회인지, 아닌지인데 현재로써는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관세로 인한 건설 자재값 상승도 오피스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코놀리 CEO는 이로 인해 신규 사무실 건설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며 “오피스 과잉 공급 상황을 고려하면 더더욱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신규 공급 감소로 특히 선호도가 낮은 건물의 수요가 증가할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관세 전쟁으로 고용 시장에 균열이 생겨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 가장 큰 위협으로 꼽힌다. UPS와 같은 일부 기업은 이미 대량 해고 방침을 발표했다. 연방정부도 대대적인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부쉬봄 디렉터는 “오피스 시장이 여전히 취약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변화는 건물 가치를 더욱 떨어뜨리고, 시장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