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의 봄이라며 올린 꽃사진
고국을 방문했다고 했다
몇 개의 사진 한 컷
같이 볼 수는 없어도
몰래 보는 것도 아니면서 훔쳐보듯
아무 때나 혼자 보는 꿈결
가고 싶다
계절의 옆구리가 지독하게 결린들
봄이 봄이고 꽃이 꽃인 걸
사진 안에 있고 사진 밖에 있는
테두리 없는 조각 조각들의 몫
아닌 곳이 어디 있겠는가
강이 강이고 산이 산이겠지만
물이 뭍이고 뭍이 물인 듯
표지판의 글씨는 어디랄 것도 없는
이름이 있어도 이름이 없는
뚜렷한 생략의 연민
그 모든 것의 곳
단톡방, 문을 열면 보이는 윗목에
찌든 이불을 덮어쓰고 자리에 누워
휘이휘이 허공을 젓는
노재신*의 슬픈 팔-을 보았던가-
들리지 않는 외침을 듣는 날
가 자
*이범선의 소설 ‘오발탄’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유현목 감독) 출연 배우 이름(‘나무위키’ 참조)
시인약력
1944년생. 서울고, 연세대 졸업. 1997년 ‘시문학’으로 등단. 애틀랜타 한돌문학회, 애틀랜타 한국문인회 회장을 역임. 시집 ‘Twin Lakes’(2018년), ‘삭제된 메시지입니다’(2023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