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사고도 안 냈는데 보험료가 왜 또 올랐어요?” 며칠 전 ‘차인상’ 씨가 분통을 터뜨리며 사무실로 들어오셨다. 지난해보다 운전도 조심했고, 위반 딱지도 없었는데, 갱신 통지서를 보니 보험료가 400달러나 더 올라 있더란다. 그럴 만한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 화가 나서 찾아오신 거였다.
사실 ‘차인상’ 씨만 그런 게 아니다. 요즘 자동차 보험료 오른다고 불만을 토로하시는 분들이 부쩍 많아졌다. “예전엔 두 대 보험료가 이 정도였는데, 이젠 한 대 보험료가 그 수준”이라며 혀를 차는 분들도 계시고, “이러다 보험 못 드는 날이 올까 무섭다”는 말씀도 들린다. 그런데 정말 이유 없이 오르는 걸까? 억울하긴 해도, 보험료 인상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차량 수리비 상승이다. 요즘 차량, 특히 신형 차량들은 범퍼 하나에도 센서가 여러 개 들어가 있다. 예전엔 그냥 철판 하나 펴면 됐던 게, 이제는 센서 교체, 소프트웨어 초기화까지 해야 한다. 덕분에 단순 접촉 사고 수리비도 3000달러, 5000달러가 우습게 나온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사고 한 번 날 때마다 나가는 돈이 커지니까, 보험료를 안 올릴 수가 없는 구조다.
두 번째는 의료비 증가다. 사고로 병원 한 번 다녀오면 기본이 몇천 불이다. 물리치료 몇 번만 받아도 금방 만 불을 넘어간다. 게다가 병원이나 변호사들이 과잉 청구를 하는 경우도 많다. 이 모든 비용을 보험사가 부담하다 보니, 결국 보험료로 회수해야 하는 셈이다.
세 번째는 재보험 요율 인상이다. 일반 보험사도 보험을 든다는 사실, 알고 계셨는지? 보험사들이 큰 손실에 대비해 드는 게 ‘재보험’인데, 이 재보험 요율이 요즘 크게 올랐다. 이유는 자연재해 증가와 전반적인 사고율 증가 때문이다. 특히 허리케인이나 대형 산불 같은 자연재해는 자동차에도 큰 피해를 준다. 이게 고스란히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차인상’ 씨도 이런 설명을 들으시고는 “그래도 내가 사고 낸 건 아니잖아요”라며 억울함을 풀지 못하셨다. 물론 그 마음, 십분 이해된다. 그래서 중요한 게 절약 방법이다. 보험료가 올라가는 건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 해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방어 전략’은 분명히 있다.
우선 운전 기록 관리다. 최근 3년간의 운전 경력은 보험료에 직접 영향을 준다. 사고, 티켓, 음주 운전 같은 건 말할 것도 없고, 무면허 운전 같은 사소한 실수도 요금에 영향을 미친다. ‘조심 또 조심’이 최선의 절약이다.
두 번째는 보험사 간 비교다. 같은 조건이라도 보험사마다 요금이 천차만별이다. 특히 몇 년 동안 한 보험사만 이용해 온 경우, 의외로 더 비싸게 내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한 회사에 ‘충성(?)’과 ‘의리(?)’를 지킨다고 해서 그 충성과 의리에 대해 보험사가 보답해 주는 예 드물다. 이제는 2~3년마다 한 번쯤은 다른 보험사 견적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세 번째는 적절한 커버리지 설정이다. 꼭 필요한 보장은 유지하되, 과도하게 잡혀 있는 부분이 없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오래된 차량에 굳이 Collision이나 Comprehensive를 유지할 필요가 없는 경우도 있고, Deductible을 조정해서 보험료를 낮출 수도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큰 효과를 주는 게 Bundle Discount다. 자동차 보험과 집 보험을 같은 회사로 묶으면 할인율이 꽤 쏠쏠하다. 또, 자녀가 학생이라면 Good Student Discount, 운전 거리가 짧다면 Low Mileage Discount도 활용해 볼 수 있다.
‘차인상’ 씨도 이런 팁들을 듣고는 보험사를 바꾸셨고, 커버리지를 조금 조정한 결과 보험료를 300달러 이상 줄이실 수 있었다. “무조건 참기만 할 게 아니네요. 알아보고 바꾸니까 방법이 있네요” 하시며 만족해하셨다.
자동차 보험료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도 많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있다. 매년 갱신될 때 무조건 자동 연장만 하지 말고, 한 번쯤은 다시 점검해 보는 습관, 지금부터라도 들어 보시길 권한다. 보험료, 그냥 오르는 대로 내는 시대는 지나갔다. 똑똑하게 관리하면, 그만큼 아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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