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주 프랫빌 버거킹 매장서
“‘나는 코리안’ 항의에도 사과 안해
…매니저 상반된 변명에 더욱 화나”
앨라배마의 한 버거킹 매장에서 주문 영수증에 한인 고객의 이름을 ‘차이나’(CHINA)라고 적은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앨라배마주 프랫빌에 사는 주부 김씨는 지난 12일 오후 4시쯤 평상시 자주 들른 버거킹 매장에 가서 키즈밀을 하나 주문했다. 김씨는 1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직원의 남부 억양이 너무 심해서 몇 번 되물었다. 알아듣기 힘들었다”며 “후에 영수증을 받고 보니 ‘차이나’라고 쓰여 있더라”라고 설명했다. 주문자의 이름을 물어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날은 김씨의 이름을 묻지도 않았으며, 이후 ‘차이나’라고 매장 내 스크린에도 떴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황당함에 해당 직원에게 항의했다. 그는 “‘기분이 나쁘다, 나는 코리안이다’라고 따졌다. 정확히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분명 ‘쏘리’는 없었다”고 말했다. 말을 들어줄 생각도 없고 무시하는 분위기에 김씨는 가게를 나왔다. 그는 “다시 사과받을까도 했지만, 또 무시당할까 봐 걱정됐다”며 현재 버거킹 본사에 이메일로 문의해놓고 연락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김씨에 따르면 프랫빌은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몽고메리 인근 타운으로, 한인들의 왕래가 많다.
김씨는 소셜미디어에 황당한 경험을 공유했으며, 하루도 지나지 않아 조회수 24만건 가까이 기록했다. 이 글에 “본사에 전화했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기자가 13일 오후 해당 버거킹 매장 매니저와 통화한 결과 “이 전화를 받기 전, 어떤 보고도 듣지 못했다. 사건이 일어난 당시 근무했던 매니저에게 물어보고 조사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김씨의 지인은 본지에 “13일 오전에 분명히 매니저와 통화했다”고 상반된 주장을 전했다.
또 김씨는 “다시 전화했더니 나한테 사과를 했다고 하더라”라며 황당하다고 말했다. “해당 버거킹 지점은 원래 이름을 안 물어보면 주문번호로 나가는데, 직원이 특별히 ‘차이나’라고 적은 것이다. 어이가 없어서 웃고 무시했는데 (매니저는) ‘내가 웃는 영상이 있다. 사과받았다고 들었다’라고 말하더라”라며 어이없어 했다.
김씨는 “백인을 ‘화이트’로 쓰고, 흑인을 ‘블랙’으로 쓰면 그들도 난리쳤을 것 아니냐”며 현재 변호사 선임을 고려하고 있으며 “사과를 어떻게 할지, 보상을 어떻게 할지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주문하다 인종차별을 당한 피해사례는 적지 않다. 지난 2021년 아일랜드의 한 스타벅스 지점이 태국계 손님에게 찢어진 눈을 그린 컵에 음료를 제공한 사건에 대해 스타벅스는 약 1602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불한 바 있다. 또 지난 2018년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타코벨 매장에서 한국인 유학생에게 건넨 영수증에 중국인을 비하하는 ‘칭크’라는 표현을 써 논란이 된 바 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