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자동차를 운전한다면 누구나 자동차 보험에 가입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미국의 통계에 따르면, 도로 위를 달리는 운전자 중 8명 중 1명은 자동차 보험이 없다. 조지아와 같은 일부 주에서는 이 비율이 12~14%에 달한다. 보험 없이 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뜻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한다면, 피해자 입장에서 굉장히 곤란한 상황이 펼쳐진다. 자동차 사고는 순간의 불행일 수 있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은 오랫동안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대방이 보험이 없다면, 병원 치료비나 차량 수리비 등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의 의료비는 매우 비싸기 때문에, 병원에 단 며칠 입원하는 것만으로도 수천, 수만 달러가 청구될 수 있다.
이런 경우에 대비해 꼭 확인해야 할 것이 바로 UM/UIM 보장이다. UM은 Uninsured Motorist의 약자이고, UIM은 Underinsured Motorist 의 약자다. 각각 무보험자와 보험 부족자를 뜻한다. 이 보장은 상대방이 보험이 없거나, 보험은 있지만 한도가 너무 낮을 때 나를 대신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내가 사고의 피해자이고 상대방이 보험을 갖고 있지 않다면, 내 보험의 UM 항목이 작동하여 나의 피해를 보상한다. 상대방이 보험은 있지만 책임보험 한도가 2만5000달러에 불과하고 내 치료비가 4만달러에 이른다면, 부족한 1만5000달러는 내 보험의 UIM 항목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다. 만약 이 보장이 없다면 초과한 비용은 전적으로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UM/UIM은 보험 가입 시 자동으로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선택사항이며, 가입자의 요청이나 동의서 작성을 통해서만 포함된다. 일부 운전자들은 보험료를 절약하기 위해 이 항목을 제외하기도 한다. UM/UIM을 추가하면 매달 몇십 달러 정도 보험료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고 발생 시 그 몇십 달러가 수천 달러의 손실을 막아줄 수 있는 현실적인 안전망이 된다.
UM/UIM은 단순히 차량 손상만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니다. 병원 치료비, 외래 통원비, 물리치료, 심지어 사고로 인한 소득 손실까지 보장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가해자가 뺑소니를 치고 도망가서 신원을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도 UM/UIM을 통해 보상이 가능하다. 즉, 상대방이 책임질 수 없는 상황이라면 내 보험으로 내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이다.
교통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고, 언제 어떤 상황에서 발생할지 알 수 없다. 내가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상대방의 실수나 무책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상대방이 무보험자라면, 피해자가 모든 손해를 떠안게 된다. 이럴 때 UM/UIM이 없다면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심리적인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보험은 단지 법적인 의무나 형식적인 대비가 아니다. 나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수단이다. 특히 UM/UIM은 그 성격상 ‘남의 잘못으로 인한 피해’를 나 스스로 방어하기 위한 보호장치이기 때문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나를 위한 보험은 상대방이 책임질 수 없는 상황을 상정하고 준비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보험은 상대방이 조심하지 않았을 때를 대비해 드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보험료 몇십 달러가 아깝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고 후에는 그 보험료가 얼마나 가치 있었는지를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운전은 조심이 중요하지만, 조심만으로는 부족하다. 내가 조심한다고 세상이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책임 있는 운전자는 자신의 보험 상태부터 점검하고, 필요한 보장을 꼼꼼히 챙긴다. UM/UIM은 선택이지만, 사실상 필수인 보장이다.
▶문의=770-234-4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