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민자 등 사회 약자 노려
앱 메시지 통한 간단 업무 주의
고용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구직자들이 일자리 찾기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고수익 간단 업무’를 미끼로 한 신종 온라인 취업 사기가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AP통신은 9일, 연방거래위원회(FTC) 발표를 인용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취업 사기 피해액이 2억2000만 달러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2020년 이후 관련 신고는 3배 이상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FTC에 따르면 ‘게임처럼 할 수 있는 업무(gamified jobs)’나 ‘작업(tasks)’ 형태로 포장한 취업 사기 수법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약 2만 명이 피해를 신고했다. 이는 전년도 전체(5000명)의 4배에 달한다. 하지만 FTC는 실제 피해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카티 다판 FTC 마케팅 부국장은 “신고율은 4.8%에 불과하며, 사기 수법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기는 보통 문자 메시지나 왓츠앱 같은 메신저 앱을 통해 시작된다. 사기범은 자신을 리크루터나 온라인 플랫폼 관계자로 소개하며, ‘좋아요를 누르거나 이미지를 평가하면 수익이 생긴다’는 식의 간단한 작업을 제안한다.
대표적인 유형은 ‘제품 홍보(product boosting)’나 ‘최적화 작업(optimization tasks)’이다. 피해자가 작업을 마치면, 앱이나 웹사이트에 수익이 쌓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조작된 가짜 화면이다. 일정 금액 이상을 벌었다고 믿게 되면, “더 높은 등급의 작업을 위해 입금이 필요하다”, “수익 출금을 위해 암호화폐 인증 절차가 필요하다” 등의 이유로 돈을 요구한다. 그러나 입금 후 수익은 출금되지 않고, 연락도 끊긴다.
에바 벨라스케스 신원 도용 리소스 센터 대표는 “청년 구직자, 경력 단절 여성, 이민자 등 사회적·경제적 취약 계층이 주요 타깃이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들은 고용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거나 언어 장벽 등으로 인해 더 쉽게 속는다”며 “처음에는 수상하다고 느끼더라도 ‘먹고는 살아야지’ 하는 마음에 결국 제안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런 사기 제안은 면접 절차 없이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FTC는 ▶발신자 불명 문자나 앱 메시지 ▶일자리를 얻기 위해 돈을 먼저 내야 하는 제안 ▶작업 수익 출금 조건으로 입금을 요구하는 경우 ▶리뷰나 평점 남기기 등의 간단한 행위에 보수를 준다는 식의 제안은 모두 사기의 가능성이 높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FTC는 “좋은 일자리일수록 신중한 채용 과정을 거친다”며, 쉽게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제안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