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한인상권의 출발점…히스패닉·아시안 밀집
다운타운 조성 등 재개발 확산, 이민사회 밀려나기도
교통 편리·생활비 저렴…학군 평가 낮지만 곳곳 재개발 속도
도라빌은 조지아주 이민 커뮤니티의 다양성을 대표하는 도시로, 한인들에게도 ‘옛 한인회관이 있던 곳,’ ‘애틀랜타의 첫 한인타운’ 등으로 기억된다. 뷰포드 하이웨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민 커뮤니티가 밀집돼 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급성장을 누렸다. 도라빌 시청 홈페이지는 스페인어, 한국어, 중국어 등의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가 거듭될 수록 도라빌의 모습은 변하고 있다. 곳곳에서 수년 전부터 재개발 공사가 이어지고 있다. 재개발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오래전부터 이곳에 살던 주민과 사업체들이 떠밀려 떠나기도 한다.
지리
도라빌은 동북쪽으로 챔블리, 동남쪽으로 던우디, 서남쪽으로 노크로스와 피치트리코너스, 서북쪽으로 터커와 인접해 있다. 도시는 디캡 카운티에 속해있으며, 채터후치강이 도라빌을 가로지른다. 유명한 뷰포드 하이웨이가 도라빌을 위·아래로 관통하고, I-285가 인접해 애틀랜타를 오가기가 편하다. 또 마르타(MARTA) 역이 있어 이곳에 차를 대고 전철로 교통이 복잡한 애틀랜타 도심까지 가기도 한다.
도라빌 시 경계 표지판
역사
도라빌은 1871년 설립된 후 1940년대까지 작은 농업 공동체였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주요 철도 노선이 개통되고, 상수도 시스템도 갖추게 됐다. 제너럴 모터스(GM)가 도라빌을 새 공장 부지로 선정한 후 1940년대 후반부터 1950년대까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1980년대 애틀랜타로 이주한 이민자들이 뷰포드 하이웨이를 중심으로 정착하면서 미국에서 가장 큰 아시아계 커뮤니티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인구와 경제
센서스국에 따르면 지난해 도라빌 인구 추정치는 1만2400명으로, 2020년보다 약 2000명 늘었다. 2010년 인구가 8000여명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인구 증가세가 뚜렷하다. 2020년 인종별 통계를 살펴보면 히스패닉 또는 라틴계가 56% 가까이 차지했다. 그 다음 아시안이 16%, 백인이 16%를 이루며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모여 사는 커뮤니티임을 증명했다.
도라빌의 경제는 이민 커뮤니티가 주를 이루는 스몰 비즈니스가 이끌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뷰포드 하이웨이를 따라 형성된 식당, 정비소, 뷰티 서플라이 등은 한인사회 초창기의 대표적인 비즈니스였다.
도라빌 시청
다운타운 재개발 조감도
도라빌 시는 시장과 별개의 ‘시티 매니저’라는 직책이 있다. 조셉 기어맨 시장은 도라빌 역사상 최초의 ‘공개 동성애자’로 알려져 있다. 시티 매니저는 시장과 시의회가 정한 정책을 시행하는 집행부 성격을 지닌다. 시 정부는 “도라빌은 150년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다운타운이 없다”며 시청을 중심으로 다운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공원, 식당, 아파트, 경찰서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볼거리
뷰포드 하이웨이 파머스 마켓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여는 뷰포드 하이웨이 파머스 마켓(5600 Buford Hwy. NE.)이 유명하다. 3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도라빌의 다양한 커뮤니티를 상징하는 음식과 식재료를 만나볼 수 있다. 오개닉 과일, 채소, 육류, 생선류 등을 판매한다.
도라빌 엑시비션 허브 아트센터
‘엑시비션 허브 아트센터 애틀랜타’(5660 Buford Hwy NE)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예술 작품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곳으로, 5에이커의 큰 규모를 자랑한다. 현재는 ‘반 고흐’ 테마의 전시를 하고 있는데, 단순히 그림을 감상하는 것이 아닌, 작가의 그림 속 세상에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가령 ‘별이 빛나는 밤’의 경우 스크린에 그림이 크게 나오고 그 아래 누워 관람할 수 있으며, VR(가상현실) 옵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뷰포드 하이웨이를 따라 형성된 ‘먹자골목’을 빼놓을 수 없다. 한식당이 예전보다 많이 줄었지만, 새로 생기는 지점도 있고, 멕시칸, 베트남, 태국 등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체험할 수 있다. ‘여권 없이 세계 여행이 가능하다’고 표현되기도 한다. 미쉐린 가이드가 선정한 가성비 좋은 식당 리스트인 애틀랜타의 ‘빕 구르망’에 뷰포드 하이웨이 식당이 대거 포함되기도 했다.
교통·학군
도심보다는 한산하고, 교외 지역치고는 도심 같은 느낌이 장점일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교통이다. I-285, I-85, 뷰포드 하이웨이 등 주요 도로가 지나고 있어 애틀랜타에 있는 직장으로 출퇴근하기 편리하다. 물론 교통체증이 없지는 않지만, 스와니, 뷰포드 등 외곽 지역보다 출퇴근길이 편할 수 있다. 전철 골드라인이 있고, 버스 정류장도 곳곳에 있어 대중교통을 사용하기도 좋다.
도라빌 곳곳에서 도로를 새로 까는 듯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다양성도 장점이다. 도라빌에 살면서 다양한 커뮤니티와 가까이 지내고, 여러 문화권의 음식을 접하기도 수월하다. H 마트도 있어 한인들이 장보기 편하다. 또 애틀랜타 도심, 벅헤드, 던우디 등과 비교하면 물가가 저렴한 편이다.
다만, 학군이 단점으로 꼽힌다. 도라빌에는 두 개의 공립 고등학교가 있는데, 이들은 400개가 넘는 조지아 공립학교 중 각 37위, 187위로 평가됐다. 한인들이 선호하는 ‘좋은 학군’은 아닐 수 있다. 그럼에도 다양한 인종이 사는 도라빌 특성상 ‘소수인종’이 다수를 차지하는 교육 환경이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