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시 고개 내밀고 들어온 바람
나뭇가지 틈새 맴돌다가
붉은 와인, 노랑 와인에
만취된 낙엽들의
이정표 되고
구불구불 오솔길 위
나뭇잎들 바스락거리는 콧노래는
켜켜이 쌓아둔
그리움의 심골(心骨)을 녹이고
살갗으로 모아드는 추억의 향기는
보이지 않는 길의 끝자락을 끌어안네
그녀는
오늘도
그 길 위에서
드리워진 가을 햇살의 목덜미에 안겨
내일의 주머니에 아쉬움을 담고
그리움을 기다림으로 채워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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