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 맥배스 의원 지역구 또 ‘공중분해’
샘 박 의원, “위법적, 비민주적 조정” 비판
조지아주 선거구 재조정안의 정치적 유불리를 두고 공화, 민주 두 정당 간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주 상원 선거구 재조정안에 이어 지난 1일 발표된 하원 선거구 재조정안에 민주당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귀넷 카운티 7선거구의 경우 4개의 선거구로 잘게 쪼개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해 겪었던 ‘선거구 혼란’을 고스란히 다시 뒤집어쓰게 됐다.
4일 애틀랜타 저널(AJC) 보도에 따르면, 조지아 하원은 선거구 재조정안에서 귀넷 카운티 대부분을 차지하던 7선거구를 찢어 4개의 선거구에 분산시켰다. 공화당 측은 스티브 존스 연방법원 판사가 주문한 선거구 조정 명령에 따라, 흑인 유권자가 다수인 하원 선거구 5개를 만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한인 유권자가 가장 많은 기존의 7선거구는 공화당 앤드류 클라이드 의원의 9선거구, 마이크 콜린스 의원의 10선거구, 민주당 데이비드 스캇 의원의 13 선거구와 행크 존슨 의원의 4선거구 등으로 쪼개진다. 9선거구와 13선거구는 각각 귀넷 북부와 남부의 가장 큰 지역을 포함하고 있으며, 10선거구는 동쪽, 4선거구는 서쪽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7선거구가 캅 카운티 출신의 흑인 여성이자 민주당 하원 의원인 루시 맥베스의 지역구라는 점이다. 기존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를 빼앗아 공화당 2명, 민주당 2명에게 나누었다는 점에서 애초 연방 법원이 명령한 선거구 조정안의 목적인 ‘흑인 유권자 대표성 강화’를 위배할 가능성이 높다. 맥베스 의원은 2021년 선거구 재조정 때도 6선거구에서 7선거구로 지역구를 변경해 출마, 같은 민주당 현역인 캐롤린 보르도 의원을 밀어내고 당선됐다.
맥베스 의원은 “연방 판결은 애틀랜타 서부 지역에 흑인 유권자가 다수인 ‘추가’ 선거구를 특별히 더할 것을 요구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인 정치인 샘 박 하원의원 역시 “존스 판사는 위법적이고 비민주적인 선거구 조정을 반드시 거부할 것”이라며 “(새 선거구에서) 여전히 흑인과 히스패닉의 투표권은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두 정당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선거구 재조정안은 다시 법원으로 넘겨질 가능성이 크다. 지역매체 폭스5 뉴스는 “공화당의 이번 재조정안은 연방 정부의 또다른 개입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존 번스 하원 의장은 해당 조정안에 대해 “판사의 명령을 완전히 준수하는 공정한 계획”이라며 통과 의지를 밝힌 상태다.
두 정당이 법정 공방까지도 감수하려는 것은 귀넷 카운티의 정치적 지형 때문이다. 귀넷은 인종·문화적으로 전국에서 가장 다양한 지역인 만큼, 공화당 텃밭에서 민주당 쪽으로 빠르게 기울고 있는 곳이다. 영국 가디언지는 “조지아가 미국의 격전지라면, 귀넷은 그곳의 최전방에 해당한다”고 보도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