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의 커뮤니티 광장] 소수계 자동차 구입시 ‘바가지 금지’ 규정

이민자들이 미국에 온 후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자동차이다. 자동차는 사실상 필수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어에 서툴고 미국 생활에 낯선 신규 이민자들은 자동차 구입에 필요한 복잡한 서류와 절차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라티노나 흑인을 상대로 한 자동차 딜러십에서 이민자들이 손해를 보는 사례가 종종 발견된다고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적한다.

FTC는 이러한 피해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내년부터 7월 30일부터 자동차 소매 사기 방지 규정(Combating Auto Retail Scams ,CARS)을 시행한다.

FTC 금융관행부의 말리니 미탈(Malini Mithal) 부국장에 따르면, CARS 규정은 두 가지 종류의 사기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첫 번째는 차량 판매가격 허위표기 및 낚시광고(Bait and Switch) 금지이다. 낚시광고는 딜러가 자동차를 낮은 가격으로 광고해 구매자를 매장으로 데려간 후, 시간을 끌면서 광고 금액보다 비싼 자동차를 권하는 수법이다. 두 번째는 숨겨진 비용추가(Hidden Charges) 및 불필요한 옵션(Add-on) 판매 금지다. 차량 딜러 업체와 직원이 광고를 통해 차량 가격을 싸게 제시한 뒤, 작은 글씨로 고액의 다운페이먼트와 높은 이자율을 숨기는 행태가 그것이다.

CARS의 구체적 규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딜러는 차량 가격, 금융 조건, 추가 기능 및 리베이트와 같은 주요 정보에 대해 허위로 말할 수 없다. 둘째, 딜러는 소비자에게 자동차의 최종 판매가(full price)를 알려야 한다. 예를 들어 처음 몇 개월간 지급금액이 아닌, 10년 계약 기간 동안 지불하는 전체 가격을 공개해야 한다. 최종 판매가에는 정부에 내는 세금, 등록비를 제외한 모든 비용이 포함된다.

셋째, 딜러는 최종소비가 이외에 숨겨진 비용( 정크 수수료)를 청구할 수 없다. 예를 들어 같은 워런티를 중복으로 청구하거나, 또는 전기차에 필요 없는 오일 교환 서비스 등을 추가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소비자가 요금이 무엇인지 알고 비용을 지불하는 데 동의하는 경우에만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넷째, 또한 영어를 못하는 이민자들을 위해 외국어로 광고하는 딜러십은 “구매자가 자신이 동의하는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추가 비용에 대해 소비자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이러한 규정은 최근 라티노와 흑인을 겨냥한 딜러십 사기가 적발되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4년 캘리포니아주 라푸엔테에 있는 카지노 오토 세일즈는 스페인어 소비자에게 차량 가격이 1만 8,000달러라고 광고했지만, 광고 밑에는 ‘계약금 5,000달러를 추가로 받는다’고 작은 글씨로 적었다. 그런가 하면 2020년 루이지애나주 케너의 딜러 광고 대행사 트래픽 잼 이벤츠는 “연방기관의 코로나19 경기 부양 프로그램 접수를 도와주겠다”는 광고 우편물을 발송했는데, 프로그램 접수 장소는 자동차딜러 주차장으로 밝혀졌다.

FTC는 이들 딜러를 이들이 흑인, 라티노, 원주민 등을 표적으로 삼는 이유는 언어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네이플턴에서 자동차를 구매한 이민자 소비자는 60페이지가 넘는 서류에 12번 이상 서명을 해야 했다. 영어가 서툰 이민자들은 수많은 서류를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서명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탈 부국장은 “딜러가 자동차 가격에 대해 소비자에게 거짓말을 하면 FTC 규정을 위반한 것이므로 소비자는 이를 신고할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CARS규정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ftc.gov/carsrule)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기 관련 소비자 불만 신고는 웹사이트(reportfraud.ftc.gov)나 전화(877-382-4357)로 하면 된다.

새로운 FTC 자동차 판매 규정은 이민자를 현혹하는 일부 딜러의 부당광고를 막고, 정직하게 판매하는 딜러와 이민자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한인들과 업계도 이 규정을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