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에 무연고 가정서 자라는 밀입국 아이들 급증

아동 성폭행 등에 노출될 가능성도

성인 보호자 없이 홀로 국경을 넘거나 밀입국해 부모와 떨어진 불법체류 아동들이 아무런 연고 없는 조지아주로 보내지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 밀입국 아동들이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연방 보건복지부(HHS) 산하 난민정착사무소(ORR)가 지난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불법이민으로 일가친척의 가정에 위탁되거나 지역보호소로 인계되는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은 지난해 전국 3만 3901명에 이른다. 이중 1605명이 조지아로 들어왔다.

현재 연방 정부는 미성년자가 국경을 불법으로 넘어올 경우, 형사 기소하지 않고 임시 아동 보호시설인 ORR로 먼저 보내고 있다. 각 지역 사무소는 이민 검토가 완료될 때까지 아동을 국내 친척 또는 위탁가정에 맡긴다.

문제는 지역 내 연고자가 없어 개인 위탁 가정에 맡겨진 미성년자들이다. 2021년 기준 조지아내 이런 미성년자들이 464명, 2022년 427명에 달했다.

2015~2020년 매년 평균 60명 정도의 밀입국 아동들이 무연고 가정에 맡겨진 것을 감안하면 2년동안 7배가 늘어난 셈이다. 2021년 이후 조지아내 불법 이민 아동 중 연고가 없는 위탁가정에서 생활하는 비율은 2020년 57.5%에서 66.5%로 훌쩍 뛰었다.

이민 아동의 무료 법률 대리를 맡은 애틀랜타법률구조사무소는 “아동, 특히 여성 아동의 경우 가족이 아닌 위탁 가정에 맡겨지는 것이 위험하다”고 우려한다. 실제 2022년 캅 카운티에서 온두라스 출신 아동에 대한 위탁 보호자의 성폭행 혐의가 제기돼 경찰이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피해 아동은 홈리스 청소년 쉼터로 긴급히 옮겨졌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불법이민이 증가하며 수용능력을 넘긴 ORR이 위탁 가정의 형편이나 환경을 신중히 검토하지 않고 아동을 시설에서 내보내는 데에 급급해졌기 때문이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불법이민 아동 증가로 관계 당국이 낯선 가정에 미성년자 맡기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