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업소들 오너 교체 ‘피해 주의’

서류상 안 나타나는 사업방식·종업원 등도 점검

조지아주 디캡 카운티 도라빌시 한식당 옛터의 종업원 ㄱ씨는 지난해 4월 점포 사업주가 새로 바뀌자, 사장이 포스기(결제단말기) 조작에 능숙하지 못한 점을 이용, 약 10개월간 50여차례 음식 가격의 절반 가량을 현금으로 따로 받아 챙겼다. 옛터 식당의 3번째 오너인 이씨는 “지난 2월 포스기가 고장나 수리를 의뢰했다가 횡령 사실을 알게 됐다”며 “직원은 잘못을 시인하고 2000달러의 합의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해당 직원은 식당에서 9년간 일하다 최근 사직했다.

이민 1세대가 나이들어가며, 한인 자영업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비즈니스 센서스 조사에 따르면, 한인 업체가 다수 포진해 있는 귀넷카운티의 경우, 2018년 기준 사업체 주인의 절반(46%)이 55세 이상이다. 요식업의 경우 653개, 소매업은 946개 점포가 55세 이상 장년층에 의해 운영된다. 알파레타의 김형준 법무사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며 한인 커뮤니티는 수년간 대규모 오너 교체를 겪을 것”으로 분석했다. 인구 유출입이 잦은 이민 사회 특징상 한인 자영업은 잦은 사업주 변경을 거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기존 사업체를 인수할 때, 계약서와 매출액 자료는 물론, 서면상으로 드러나지 않는 사업체 운영방식과 내부 문화까지 속속히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법무사는 “한인을 주고객으로 삼는 비즈니스는 비교적 시장 규모가 작아 전 주인 및 직원의 평판이 가게 수익과 밀접히 연결되는 특성이 있다”며 “사업체에 소속된 사람들의 신원과 관계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법무부에 따르면, 허위·과장 정보를 제시하는 꼼수 계약은 사업체 인수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피해 사례다. 이를 피하기 위해선 실소유주의 법적 근거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먼저 합법적인 사업체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는지 살핀다. 아울러 소유권 관련 분쟁 전력이 있는지, 이로 인한 법적 지불 명령이 있는지 검토하고, 브랜드 지적재산권을 포함해 모든 유무형 자산을 단독 소유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사업체 가치를 부풀리는 것도 허위 정보의 일종이다. 정확한 향후 매출을 예측하려면, 최근 3~5년간의 재무제표, 세무신고, 채무공시, 감사보고서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직접 미지급금과 미수금 규모, 재고 자산을 인식하고 재무 건전성을 파악해야 공정한 인수가격 책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법무사는 “식당의 경우, 자재를 모두 매입할 것인지, 기존 직원을 고용할 것인지 등도 주요한 결정 사항”이라며 “각 선택마다 법적 책임과 납세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