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 총격범 롱 “술 취해 자백한 것이니 무효” 주장

검찰 “사형 구형에 문제 없어”

지난 3월 사형 구형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받은 애틀랜타 스파 총격범 로버트 애런 롱(24)이 이번에는 ‘자백 무효’를 주장했다. 2022년 총격 사건 현장에서 미란다 원칙을 고지받을 당시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것이다.

지역 라디오 방송국 WABE의 보도에 따르면,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에서 지난 2일 열린 공판전 증인신문에서 롱의 변호인은 자백의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사건 발생 당일 피고인은 구두와 서면으로 자기 변호권을 포기하고 범행 사실을 자백했지만, 그가 미란다 원칙(체포 이유와 묵비권, 변호인 조력권 등을 알리는 것)을 고지받을 때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였기에 진술거부권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격 사건 당일 경찰 수사 중, 롱은 포로지스 버번 위스키 1병을 마셨다고 밝힌 바 있다. 그로 인해 술에 취한 피의자로부터 받아낸 자백은 증거가치를 잃게 된다는 주장이다. 변호인들은 “롱의 증언은 부적절하고 비자발적이었기에 피의자 자신에게 불리하게 사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범행 다음날인 2021년 3월 17일 새벽 1시 용의자 심문까지도 변호인을 두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즉각 이 주장에 반발했다. 주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선 로버트 하우 체로키 카운티 셰리프국 수사관은 “롱은 경찰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하거나 변호사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롱이 현장 체포 후 심문에 동의할 때, “5~6초 주저하지 않았냐”는 변호인 질문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검찰측은 롱을 증오범죄로 기소, 사형을 구형한 상태다.

현재 롱은 사형 집행시설이 있는 잭슨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총격 살인이 함께 발생한 체로키 카운티의 법원은 이미 롱에게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언도했지만 풀턴 카운티 검찰은 법원에 사형을 요청했다. 롱의 변호인 측은 범행 당시 21세에 불과해 성숙한 사고가 어려웠다고 주장하며 사형 구형을 철회해달라고 이의신청을 냈으나 기각됐다. 더불어 재판을 맡은 우랄 글랜빌 판사가 증인과 부적절한 만남을 이유로 지난달 법관 기피신청을 받기 전까지 유명 흑인 래퍼 영 서그의 갱단 범죄 연루 사건을 맡았던 점도 재판 일정을 지연시켰다.

추가 심리는 오는 19일, 26일 두 차례 열릴 예정이다. 글랜빌 판사는 피고인측 주장을 인정할지 결정을 밝히지 않았으며, 정식 공판일도 정해지지 않았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