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이홍기 한인회장 당선 무효’ 확인

탄핵위해 400명 서명 확보 추진

이홍기 애틀랜타 한인회장 퇴출을 목표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백규)는 지난 17일 둘루스에서 한인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임시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지난해 한인회장 선거가 원천무효라고 결의했다.

비대위는 전직 한인회장과 지역 한인단체장 20여명이 모여 지난달 출범한 단체로, 이홍기 회장의 퇴진과 한인회 재건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비대위는 출범 직후부터 한인회 회칙에 의거한 임시총회 소집을 위해 서명운동을 시작, 한인 100명 이상의 서명을 확보했다.

8월 17일 비대위가 개최한 임시총회장에서 탄핵 서명안 공증이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이 회장이 한인회관 수리를 위한 보험금 15만8000달러를 수령하고도 은폐한 점, 36대 한인회장에 입후보하면서 한인회 공금 5만 달러를 유용한 점 등의 배경을 언급하며 “이 회장의 회장 당선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현 한인회 회칙 개정 당시 간사로 참여했고, 현재 비대위에 소속된 위자현 변호사는 이번 임시총회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위 변호사는 “회칙 11조 2항에 따르면 회장, 이사장 또는 수석 부회장이 임시총회 소집권을 갖는 것이 맞지만, 공금을 횡령한 돈으로 선거에 출마한 것이 원천적으로 불법이었기 때문에 이 회장이 임명한 이사, 이사장, 부회장도 합법적이지 않다. 따라서 현재 임시총회를 소집할 권한이 있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2조 7항에 따라 “먼저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들이 비대위가 합법적이고 정당하다고 인정하고, 김백규 비대위원장을 합법적으로 인정해주면 오늘 임시총회도 합법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구두로 동의했다.

위 변호사는 이 회장이 지난해 회장 재선에 도전하며 입후보 공탁금 5만 달러를 한인회 공금에서 쓴 점을 “횡령(theft by conversion)”이라고 해석하며 “비영리단체의 돈을 개인의 목적을 위해 사용했으면, 후일 다시 채워 넣었다고 하더라도 횡령”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자신이 지난해 9월 공금 5만 달러를 전용했으나 2개 체크로 “갚았다”고 주장하고 체크 증거를 제시한 바 있다.

8월 17일 오후 7시 둘루스 주님의영광교회에서 열린 이홍기 한인회장 퇴출을 위한 임시총회에 참석한 한인들.

이날 줌으로 참석한 12명을 포함한 총참석자 152명 모두가 이홍기 회장의 당선 무효에 대해 거수로 동의를 표했다. 반대와 기권표는 나오지 않았다. 이어서 김백규 위원장은 “이홍기씨의 퇴출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행사장에서 이 회장 탄핵을 위한 서명 및 공증 절차도 진행했다. 위 변호사는 참석자들에게 “회장을 인정할 수 없지만,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이를 대비해서 탄핵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칙에 따르면 탄핵을 위해서는 400명 이상의 공증된 서명이 필요하다.

비대위 측은 19일 오전까지 125명이 공증받은 서명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취재, 사진 /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