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 먹던 한국, 반려견 사랑 유별나졌다”…NYT가 꼽은 그 이유

출산율은 낮아지고 1인 가구는 급증하는 한국에서 반려견을 가족처럼 여기는 인구가 늘어나는 현상에 외신도 주목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12일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국가 중 하나가 반려견에게서 동반자를 찾다’ 제목의 기사에서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고 인구 대부분이 혼자 사는 한국에서 반려견은 사랑받는 가족 구성원이 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특히 과거 식용견을 기르던 전통으로 국제 사회에서 논쟁의 중심에 섰던 한국이 최근 몇 년 새 유별나게 반려견을 사랑하는 국가로 바뀌었다고 했다. 그 배경으로는 저출산과 1인 가구의 증가 등을 꼽았다.

NYT는 “점점 더 많은 한국인이 미혼이나 무자녀 혹은 둘 다를 선택하고 있다”면서 “전체 가구 5분의 2 이상이 1인 가구이며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 짚었다.

팬데믹으로 실내 활동이 늘어난 게 반려동물의 입양을 부추겼다고도 했다. 2010년 한국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비율은 17.4％였지만 현재는 4가구 중 1가구로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반려견 ‘리암’을 키우고 있다는 34세 심모씨는 NYT에 결혼이나 자녀 계획이 없다면서 “리암은 내게 자식과도 같다”며 “우리 엄마가 나를 사랑해줬듯 나도 그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반려견을 자식처럼 생각하고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도시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고 NYT는 소개했다. 산부인과 진료소는 사라지는 대신 동물병원과 반려동물 용품점은 어디서나 찾을 수 있다면서다. 또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신생아 유모차보다 개를 위한 ‘개모차’ 판매량이 더 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올해 초 식용견 사육 및 도살을 금지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반려견 문제는 “점점 더 정치적으로 양극화돼 가고 있는 한국에서 드물게 초당적 사안이 됐다”고 했다.

세상을 떠난 반려견을 위한 장례 관련 사업도 늘어나는 데다 반려견과 함께 여행하거나 반려견 출입이 가능한 식당이나 리조트를 찾는 것을 도와주는 온라인 서비스도 생겼다고 NYT는 전했다.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반려생활'(Banlife)를 운영하는 이혜미 대표이사는 NYT에 “2019년 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 많은 사람이 휴가 때 반려동물을 데려간다는 것에 의구심을 품었다”면서 “이제는 산책뿐 아니라 모든 일을 반려견과 함께하는 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중앙일보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