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소도시의 한 발레단이 ‘크리스마스의 기적’에 힘입어 40년 연속 ‘호두까기 인형’을 연말 무대에 올릴 수 있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 미시간주(州) 캔턴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플리머스-캔턴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공연이 가까스로 성사된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해까지 39년간 매년 호두까기 인형을 무대에 올린 이 발레단은 올해도 12월 7일부터 이틀간 공연을 잡아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 17일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무대용 크리스마스트리와 괘종시계, 옥좌 등 호두까기 인형에 등장하는 각종 소품을 보관했던 트레일러가 통째 도난당한 것이다.
문제는 이 발레단은 전문 무용수가 아닌 학생들로 구성된 비영리 교육단체라는 것이다.
현재 인근 20개 발레학원에 등록한 학생 80명이 발레단에 소속돼 있다. 연습을 위해 60km가 넘는 먼 지역에서 오는 학생들도 있다.
발레단의 예술감독인 준 스미스(61)는 1984년 발레단 창립자인 어머니에 이어 단체를 이끌어온 인물이다.
세 자녀의 어머니인 스미스는 19년 전 막내아들을 출산한 직후에 발레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그 막내아들은 올해 호두까기 인형에 주연급으로 출연하고, 손주들도 조연으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다.
발레에 대한 애정으로 매년 호두까기 인형을 무대에 올린 스미스였지만,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천 달러 이상의 소품을 새로 구입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스미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일단 도난당한 소품의 목록을 작성한 뒤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새로 소품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지역 언론이 이 사실을 보도하고, 한 학생의 부모가 온라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이 같은 상황을 알리자 상황이 급변했다.
순식간에 1만4천 달러(약 1천960만 원)가 모였고, 40년 연속 호두까기 인형을 연말 무대에 올릴 수 있게 됐다고 NYT는 전했다.
스미스는 “이웃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공연을 성공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