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 Coverage로 가입되어 있으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보험회사나 에이전트로부터 이런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대부분 안심한다. 말 그대로 모든 걸 다 보장해 주는 보험처럼 들리니까. 그런데 여기에는 큰 오해가 숨어 있다. Full Coverage는 법적으로 딱 정해진 공식 용어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입자 본인이 정확히 어떤 보장을 들었는지 알고 있어야 나중에 낭패를 당하지 않는다.
며칠 전, 보험 사무실에 ‘차보상’ 씨가 다급하게 찾아오셨다. 주차장에서 나가다가 기둥을 박는 바람에 본인 차량 앞 범퍼가 크게 망가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수리비가 4200달러나 나온 상황에서 보험이 하나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연락이 왔다고 한다. 분명히 Full Coverage라고 들었는데,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우선 자동차 보험에서 흔히 말하는 Full Coverage란 Liability, Collision, 그리고 Comprehensive 등 이 세 가지가 모두 가입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차보상’ 씨처럼 차량 수리비에 대한 보장을 받으려면 이 중 Collision 커버리지가 꼭 있어야 한다. 그런데 보상 씨의 보험증서를 살펴보니 Liability는 충분히 잘 들어 있었지만, Collision과 Comprehensive가 빠져 있었다. 즉, 남에게 피해 줬을 때는 보상이 되지만, 본인 차량 손해는 전혀 커버되지 않는 보험이었다.
Liability는 ‘책임보상’으로, 내가 사고를 냈을 때 상대방의 차량 수리비나 병원비, 법률비용 등을 보상해 주는 보험이다. 조지아 주의 경우 법적으로 최소 2만5000달러/5만달러/2만5000달러 수준으로 요구되지만, 이 한도는 현실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아 보통 더 높여서 가입하는 걸 권장한다.
Collision은 내 차량이 충돌로 인해 손해를 입었을 때 보장해주는 항목이다. 주차장 기둥에 부딪혔을 때, 혼자 운전하다 실수로 벽을 박았을 때, 모두 Collision이 적용되는 상황이다. 물론 이 보장에는 Deductible, 즉 자기 부담금이 설정되어 있어 수리비 중 일부는 본인이 부담하게 된다.
Comprehensive는 충돌 외의 사고, 이를테면 도난, 유리 파손, 나뭇가지 낙하, 홍수, 불, 사슴같은 동물 충돌 등 자연적 혹은 우발적 사고에 해당한다. 이 역시 Deductible이 적용된다.
문제는, 많은 분들이 Full Coverage라고 들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다 커버된다고 착각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Full Coverage는 모든 것을 포함한 만능보험이 아니다. 예를 들어 ‘차보상’ 씨의 경우, 사고는 본인 실수였고 상대방이 있는 사고도 아니었기에, Collision 커버리지가 없으면 수리비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야 했다.
또 하나 흔히 빠뜨리는 부분이 렌터카 보장이다. 사고로 인해 차량을 수리하면서 렌터카를 사용해야 할 경우, 별도로 Rental Reimbursement 옵션에 가입되어 있지 않으면 보험에서 비용을 지원하지 않는다. UM/UIM (무보험/과소보험자 보장) 역시 마찬가지이다. 상대방이 보험이 없거나 한도가 낮을 경우에 대비한 필수 보장이지만, 기본‘ Full Coverage’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따로 확인하고 넣어야 한다.
‘차보상’씨는 결국 자비로 차량 수리비를 부담하면서 보험 내용에 대해 꼼꼼히 확인하지 않았던 것을 매우 아쉬워했다. “Full Coverage 라길래 당연히 다 되는 줄 알았어요…”라며 고개를 숙였지만, 이런 오해는 생각보다 정말 흔하다.
결국 보험은 단어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Full Coverage란 말만 듣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어떤 보장이 포함되어 있고, 어떤 한도와 조건이 있는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Liability는 충분한가? Collision과 Comprehensive는 포함되어 있는가? Deductible은 얼마인가? Rental, Towing, UM/UIM 등은 따로 추가되어 있는가? 이런 항목들을 체크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보험은 사고가 난 뒤에 후회하기보다는, 사고가 나기 전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방법이다. ‘차보상’ 씨의 경험이 우리 모두에게 좋은 교훈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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