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트리 스트리트에서 보행자 또 사망
내년 월드컵 앞두고 도심안전대책 시급
애틀랜타 다운타운 피치트리 스트리트에서 지난 2월 보행자가 길을 건너다 차에 치여 사망한 데 이어 18일 또 한 명의 보행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민들은 2026년 월드컵을 대비해 시 당국이 도로 재포장보다 도심 안전 강화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지난 18일 일요일 오전 앨라배마 출신 마이클 크랩트리(71) 씨는 피치트리 스트리트와 베이커 스트리트를 건너던 중 검은색 승용차에 치여 사망했다. 지난 2월 아메리카스 마트에서 피치트티센터로 향하던 67세 상인이 사망한 현장에서 불과 몇 블록 떨어진 곳이다.
사망한 크랩트리 씨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이었는지, 아니면 횡단보도에서 약 10피트(약 3미터) 떨어진 곳에서 차에 치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보행자 안전을 위한 비영리단체 ‘프로펠ATL’의 레베카 세르나 대표는 애틀랜타 저널(AJC)에 “크랩트리씨가 횡단보도 안에 있었는지, 밖에 있었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대부분의 횡단보도는 자연스러운 횡단 위치에 있는 대신, 차를 ‘헤치고 지나가는 데’ 집중돼 있어 사람들이 횡단보도를 이용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존 피셔 애틀랜타 다운타운협회(ADNA) 회장은 3달새 일어난 2건의 사망사고가 모두 피치트리, 베이커, 엘리스 스트리트 사이 구간에서 발생해 특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구간은 교통 체증과 통행량을 줄이기 위해 시 당국이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곳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피치트리 셰어드 스페이스’라는 이름으로 2021년 3블록에 달하는 구간의 차량 통행량을 두 차선으로 줄이고 보행자와 자전거 전용 차선을 두 개 만들었다. 하지만 통근자들과 건물주들이 항의한 끝에 2022년 다시 4개 차선으로 바뀐 바 있다.
피셔 회장은 위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만약 이런 계획이 있었다면 이 두건의 사망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시장실에 피치트리 구간의 두 차선을 줄여줄 것을 촉구했다.
피셔 회장은 이어 시 측이 내년 여름 월드컵을 위해 도로 포장을 우선시하는 것이 실망스럽다며 “도심 도로를 재포장하는 것은 오히려 사람들이 더 빨리 운전하도록 부추길 뿐”이라며 보행자 안전을 우선시 하면 월드컵 방문자 상당수가 도보로 이동하며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 의회는 지난해 도로포장, 가로등 설치, 보도 보수 등을 위해 1억2000만 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을 승인했다
애틀랜타 교통부 대변인은 AJC에 이메일을 통해 도로 재포장으로 팟홀이나 균열과 같은 위험 요소를 제거하여 안전성을 크게 향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피치트리스트리트 안전 도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7월 초에 보행자 안전 개선 공사가 예정돼 있으며, 상당한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공사 시작 전에 시민 참여 회의도 개최할 예정이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