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인식 등 다양한 AI 기술로 편의성 향상
공항 전역 카메라 7000대로 2배 늘릴 예정
애틀랜타 공항에서 생체인식 등 다양한 인공지능(AI) 기능의 도입으로 출입국 절차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 측은 세관국경보호국(CBP) 직원이 직접 여권을 검토하는 절차에서 이제 승객의 사진을 찍어 정부 이미지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하는 태블릿으로 대체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여행객은 여권을 꺼낼 필요 없이 입국할 수 있다. 문제가 없다면 승객은 몇 초 안에 입국심사를 통과할 수 있다. 태블릿 스크린 앞에 가서 얼굴을 스캔하면 되지만, 원한다면 생체 인식 절차 대신 직원에게 여권 대조를 요청할 수 있다. 공항 당국에 따르면 애틀랜타 국제선 입국자의 48~52%가 미국 시민이다.
기존 ‘글로벌 엔트리’와 ‘트러스티드 트레블러’(Trusted Traveler) 프로그램도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다. 앞으로 몇 주 안에 공항의 글로벌 엔트리 라인에는 다른 카메라 토템이 설치된다. 승객이 멈춰 설 필요가 없이 지나가면 자동으로 사진이 찍힌다. 새 프로그램은 입국 승객을 위한 것으로, 국제선 출국 승객의 경우 게이트에서 생체 인식 토템이 수동 여권 검사를 대신해 얼굴을 확인한다.
크리스 크리스트 공항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애틀랜타 저널(AJC)에 “올해 모든 항공사의 국제선 게이트에 게이트 토템을 설치 완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 시스템이 사람의 눈보다 훨씬 정교하다. 98%의 정확도를 보인다”며 전국적으로 이 시스템을 이용한 가짜 승객 적발률이 최소 15~20% 증가했다고 추정했다.
아울러 공항 웹사이트 챗봇, 보안카메라 시스템에 컴퓨터 비전 기술을 오버레이하는 시범 프로그램 등이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 카메라 오버레이 기술을 통해 공항 전역에 설치된 약 4000대 카메라 영상을 ‘자동 분석’할 수 있다. 동시에 공항은 현장 카메라를 약 7000대로 두 배 가까이 늘리기 위해 수천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이외에도 잔디 깎기, 외곽 지역 순찰 등에 자율주행차를 활용하고 예방 정비 목적으로 AI와 예측 분석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CBP는 승객이 국내선 환승 전 수하물을 다시 체크인할 필요 없도록 하는 개선 방안으로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스트 CIO는 최근 열린 공항 전문가 컨퍼런스에서 “궁극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설을 통과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기 위해서는 공항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당신이 누구인지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편의성을 위해 사생활이 희생될 수 있다는 것이다.
9/11 테러 이후 연방의회는 생체 정보를 수집하여 미국 시민이 아닌 사람들의 출입국 기록을 보관하는 법안들을 통과시킨 바 있다. 개인정보 보호 단체인 EPIC는 안면 인식을 “본질적으로 위험하고 개인정보를 침해하는 감시 기술로, 신뢰할 수 없고 편향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미 우리 삶의 일부다. 숨길 게 없으니 편의성을 위해 사생활을 포기해도 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