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당시의 2~3%대 낮은 모기지 이자율로 집을 살 수 없을까. 방법은 있다. 바로 ‘모기지 인수'(mortgage assumption) 방식으로 집을 사는 것이다.만약 셀러가 2%대의 모기지를 갖고 있다면 바이어도 모기지 인수를 통해 동일한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기존 모기지의 잔액, 대출기간, 월 페이먼트도 동일하다.
4일 애틀랜타 저널(AJC) 보도에 따르면 앤슬리와 스티븐 스피틀러 부부는 2022년 주택 구입 광풍이 불 때 로렌스빌에 있는 3베드룸 단독주택 매입을 고려했었다. 그러나 곧 네 식구가 살기에는 좀더 큰 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비딩(bidding) 경쟁에서 물러섰다. 이후 2024년까지 집값과 모기지 이자율은 수직상승했다. 다시 집을 둘러보기 시작했을 때 모기지는 7%대로 올라있었다.
아내는 인터넷을 뒤져 ‘모기지 인수’라는 방식을 찾아냈지만 남편은 비현실적이라며 믿지 않았다. 그러다 작년 여름 이 부부는 잭슨 카운티 호쉬턴에 있는 2600스퀘어푸트(sqft) 크기의 단독주택을 43만5000달러에 샀다. 중개인은 집주인의 모기지를 인수하면 집값이 50% 오르기 전의 금리로 돌아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질로 데이터에 따르면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의 평균적인 단독주택 가격은 2020년 5월 26만달러에서 올해 5월 39만달러로 50% 올랐다.
마침내 이 부부는 모기지 인수를 통해 지금은 믿기지 않을 정도의 낮은 금리로 집을 살 수 있었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셀러의 에쿼티를 커버하기 위해 다운페이먼트를 높여야 하고, 다운페이가 부족해 2차 모기지 융자까지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모기지 인수를 통한 주택 매입은 1980년 초까지만 해도 흔한 거래 방식이었다. 당시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16%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모기지 인수 방식은 오너가 집을 팔 때 대출기관이 남은 모기지 잔액 전부를 상환할 것을 요구하는 조항(due-on-sale)이 생기면서 사실상 사라졌다.
사라졌던 모기지 인수 방식은 요즘들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모기지 인수에는 여러가지 걸림돌이 있다. 우선 정부가 보증하는 FHA(연방주택청) 대출과 VA 대출 등으로 제한된다. 또 다운페이먼트 부담이 큰 것도 걸림돌이다.
예를 들어 셀러가 2020년 30만달러에 구입한 집이 현재 40만달러로 올랐다면 바이어가 차익 10만달러의 다운페이를 더 마련해야 한다. 스피틀러 부부의 경우 인수한 셀러의 모기지 금리는 2.5%였으나 다운페이 마련을 위한 2차 모기지 금리는 11%로 높았다. 결국 두 금리를 평균하면 4.5%의 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6월들어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평균 6.9%대를 기록하고 있다.
더욱이 다운페이 마련을 위해 2차 융자를 받는다면 30~60일이 소요되지만 현금 오퍼를 낸 바이어는 2주 안에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다. 더욱이 보통 낮은 금리의 모기지를 갖고 있는 오너는 집을 팔기를 주저한다. 설사 매물로 내놓아도 모기지 인수를 원하는 바이어의 오퍼를 거절할 가능성이 높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