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가을, 토요일 아침에 공원을 혼자 걸었다. 포장되지 않은 숲속 길은 낙엽으로 덮였다. 걸음마다 낙엽이 밟히고 스치는 소리가 사각사각 들렸다. 쌓인 낙엽들이 발길에 차여 흩어졌다. 늘 걷던 숲길도 계절이 바뀌니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 준다. 우람하고 검푸른 큰 나무 기둥들 사이로 아침 햇살이 찬란하게 쏟아진다. 숲속 깊이까지 낙엽으로 덮인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길가 큰 나무 아래에서 제대로 자라지 못한 작은 나무들이 노랗게 단풍 들어 햇빛에 반짝인다. 여름 내내 그늘에 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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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요즘도 뛰어?” 다른 주에 사는 둘째 아들에게서 카톡으로 메시지가 왔다. “어, 일주일에 3~4번. 왜?” 남편이 대답했다. 그러자 아들이 어떤 달리기 대회 안내문을 보내며 다시 물었다. “땡스 아침에 5마일 런 할래?” “그래 하자~” 남편은 바로 결정했다. 둘째 아들, 윤은 추수감사절에 우리 집에 와서 여러 날 머물다 돌아간다. 지난해 추수감사절에 윤은 운동복과 러닝화를 챙겨 왔다. 하루에 한 번씩 동네를 돌고, 폰차트레인 호숫가를 달리고, 시티 파크에 가서 달렸다. 쉬는 날이면 밥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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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인생배우기 (46) ‘이 몸이 새라면 날아가리, 저 건너 보이는 작은 섬까지~’ 어릴 때 자주 부르던 노랫말이다. 지금 이 노래를 가만히 불러보면 자유와 희망이 담긴 밝고 경쾌한 노래가 아니라, 끝내 이루지 못한 꿈처럼 아련하고 쓸쓸하게 느껴진다. 하늘을 훨훨 날아서 저 건너 보이는 작은 섬에 가더라도 내가 갈구하는 그것은 찾을 수 없을 거라는 결말을 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한국에서 <새가 된 청소부>로 소개된 그림책, <Hey, AL>은 1987년 칼데콧 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청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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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 쓴 한국, 한국인 비판〉. 이 고약한 제목의 책은 한국에서 26년 동안 살아온 '한국인을 가장 많이 아는 일본인'이 쓴 한국 비판서다. 이 책은 당시 솔직하고 거침없는 비판으로 국내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1999년 처음 출간됐을 때 나도 사서 읽은 기억이 난다. 과연 이 책에서 비판하는 내용이 모두 타당하다고는 할 수 없다. 사실 지은이(이케하라 마모루)가 지적한 많은 부분은 그 후 한국 사회가 발전하면서 저절로 해결되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지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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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신문에 이민가정 학생 70%가 가족의 안전을 걱정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고등학생이 가족의 안전을 걱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학교가 더 이상 이민국 조사 대상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발표 이후 벌어진 일이라고 한다. 또 학교장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이민자 자녀 35.6%가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감성이 높은 연령대의 아이들이 정부와 언론에서 발표하는 내용에 따라 자신의 위치를 판단하고 갑과 을을 나누는 행동 양식을 보인다는 뜻이다. 또 다른 기사에 의하면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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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밝은 미소를 보면서 그 미소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때로는 그것이 타고난 성질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미소는 누군가의 말에서 시작된다. 칭찬이 담긴 한마디, 격려의 목소리, 또는 진심 어린 관심이 쌓여서 결국 얼굴 가득 미소를 짓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만났을 때 느끼는 첫인상은 거의 항상 그 사람의 말과 태도에서 온다. 책임감이 있는 사람은 단 몇 마디의 대화에서도 그것이 드러난다. 맡긴 일을 제대로 챙기는 사람, 약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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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등산을 가려고 차고 문을 열었다. 벽에 붙은 차고 문 여는 버튼을 눌렀는데 드르륵, 뚝, 드르륵, 뚝... 차고 문이 열리다가 중간에서 멈춘다. “어, 어, 이게 왜 이래?” “차고 오프너가 고장 났네!” 우리 부부는 한마디씩 중얼거렸다. 버튼을 다시 누르려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누른 다음에 위로 올라오던 버튼이 아래로 눌린 채 올라오지 않는다. “아하, 버튼이 고장 났구나! 갈 시간인데 어떻게 하지?” 아내가 나를 바라본다. 일단 차고 문을 자동 시스템에서 분리하고 손으로 들고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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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해가 질텐데… 나는 그 짧은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어둠이 저 붉은 노을을 데려가기 전에 집에 도착해 오롯이 그 빛을 바라보고 싶었다. 마음이 다급해졌다. 서둘러 운전하는 동안에도 백미러에 번지는 노을 빛은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눈길을 돌릴 때마다 밀물처럼 스며드는 붉은빛이 더욱 짙게 번져가고 있었다. 그 풍경은 아름답다는 말로는 다 담아낼 수 없었다. 그때의 마음이 아직도 생생하다. 사실 그 노을을 보기까지 며칠은 회색 하늘과 바람, 비로 가득했다. 땡스기빙을 맞아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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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 전, 일요일 아침이었다. 뜰에서 낙엽을 긁어 모으는 남편 주위에서 나는 커피잔을 들고 새들의 향연을 즐겼다. 딸은 유명 한인 베이커리 찾아가서 다양한 종류의 패스트리를 두 박스에 남아와서 식탁에 펼쳤고 나는 여러 과일을 모은 큰 접시를 옆에 푸짐하게 놓았다. 모처럼 찾아오는 지인과 아침을 같이 먹는 선데이 브런치 준비였다. 아프가니스탄은 국토 대부분이 고산지대인 험난한 자연환경 만큼 역사적 상흔을 가진 나라이다. 오랫동안 내란으로 불안정했던 나라가 영국과의 전쟁을 거친 후 다시 10년에 걸친 소련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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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모델은 존경하거나 닮고 싶은 사람을 의미한다. 우리말로 옮기면 ‘꿈거울’ 정도가 될 것이다. 롤모델은 우리가 나아갈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고, 나의 성장과 잠재력 발현에 도움을 준다.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인물,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인물 등을 통해 우리는 영감을 얻고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롤모델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강희제다. 강희제는 중국의 역대 황제 약 230여 명 중 유일하게 ‘천년에 한번 나옴직한 제왕’이란 뜻의 ‘천고일제’란 호칭을 얻은 청나라의 4대 황제다. 그는 중국의 역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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