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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에릭박 수필] 기다렸다가 나와주세요.

얼마 전, 한국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이웃 간 쪽지 사건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웃집 문에 붙여진 “앞집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면 조금 기다렸다가 나와주세요”라는 요청이었다. 언뜻 사소해 보이는 이 쪽지는 언뜻 보면 개인적인 요청 같지만, 사실은 우리 시대의 독특한 사회적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전 같았으면 가볍게 주고받았을 인사나 작은 대화는 점차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대면 접촉 대신 비대면 방식이 기본 선택이 된 장면은 이제 흔한 일상이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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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환 수필] 절약 세대와 소비 세대의 차이

1960~80년대의 세대는 극심한 경제적 곤궁과 정치적인 격변속에서 혼란의 시기를 직접 보고, 겪고, 견디며 이시간 까지 달려 왔다. 그시절엔 생활 전반에 걸쳐 절약과 검소를 실천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었다. 그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오늘날 번영하는 한국경제의 발판을 마련한 세대였다고 자부하고 싶다. 가난했던 그 시절, 부모 세대의 몸에 밴 절약 정신을 우리세대도 그대로 보고 배웠다. 일상용품에서부터 주식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철저히 아끼고 절약하며 지냈던 그 시절 생활상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돌아 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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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영의 살며 배우며] 강아지 풀

11월이 되자 골목 찻길에서도 낙엽이 바람에 실려 춤을 춘다. 앞서 달리는 차가 일으킨 돌개바람에, 길 위에 나뒹굴던 잎들이 다시 공중으로 솟구친다. 아씨마켓점에 들렀다가 메도우 처치 로드를 따라 집으로 돌아오던 길, 풀밭 한 귀퉁이가 스치듯 눈에 들어왔다. 강아지풀들이 꼬리를 흔드는 듯 살랑거린다. “어, 저거 강아지풀 아니야!” 잊고 지내던 익숙한 존재를 오랜만에 만난 기쁨이 저절로 입 밖으로 새어 나왔다. 오래전에 헤어졌던 강아지가 주인을 알아보고 반갑게 꼬리를 흔들던 모습이 떠올랐다. 충청도 산골에서 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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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옥 칼럼] 산으로 오르는 길

그림책으로 인생배우기 (45) 앨라배마 주에서 가장 높은 산은 체아하(Cheaha) 산이다. 몽고메리에서 차로 3시간 가까이 달려야 만날 수 있는 산으로 해발 약 735미터이다. 다른 주에 있는 높고 웅장한 산들에 비하면 동산처럼 나지막한 산이지만, 산이 귀한 미국 동남부에서는 그나마 등산다운 등산을 할 수 있는 산이다. 이 산 볼드락(Bald Rock)에 앉아 아래를 바라보면 여태껏 보지 못했던 세상을 만날 수 있다. 산에 오르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자연 속에서 마음의 안식과 활력을 얻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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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한 가운데서·영그레이] 드라이빙 미스터 데이지

13년전 가을, 같은 제목으로 글을 쓴 적이 있다. 1989년 아카데미상을 받은 영화 ‘Driving Miss Daisy’는 깐깐한 유대계 노부인과 흑인 운전사의 인간적인 관계가 감동을 주는 영화이다. 특히 초반부 두 사람이 서로에게 익숙해지기 전에 노부인이 운전사의 소소한 운전 버릇을 트집잡는 것이 그 당시 내 남편이었다. 그때부터 내가 운전할 적에 나는 옆에 앉은 남편을 ‘미스터 데이지’라 불렀다. 세월이 지나면서 노부인 미스 데이지는 운전사인 호크를 믿고 의지했지만 내 남편은 그러질 않았다. 사실 예전에는 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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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의 커뮤니티 광장] ‘무차별 추방’이 만들어낸 교실 너머의 ‘국경선’

노리 손타이 라모스(Nory Sontay Ramos)는 LA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과테말라 출신의 그의 가족은 갱단의 괴롭힘에 시달렸고, 결국 노리는 8살 때 어머니 ‘에스텔라’ (Estella)의 손을 잡고 미국 국경을 건너 망명을 신청했다. 가족과 함께 LA에 도착한 노리는 영어를 하나도 못해 초등학교 3학년에 등록했다. 하지만 열심히 영어와 미국 문화를 공부한 그는 올해 17세가 됐고 ‘아너 스튜던트’(honor student)로 뽑혔다. 그러나 지난 6월 노리의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 노리와 어머니는 망명 신청자로서 9년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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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송의 커뮤니티 액션] 10만여명 이민자가 위험하다

지난달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는 아시안법률회의(ALC) 등과 함께 이민단속국(ICE), 사회보장국, 국세청을 고소했다. 이민자 신상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와 관련 아시안법률회의는 구체적인 여러 이민자들의 사례를 제시했다. “알렉스는 미교협의 오랜 회원으로, 정기적으로 지원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현재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다. 알렉스와 그의 가족은 ‘특수이민 청소년 지위’ 등을 통해 합법 신분을 얻으려고 노력했지만 21살 이전에 절차를 완료하지 못했다. 대학 졸업 뒤 알렉스는 과외교사, 컨설턴트로 일하며 소매업을 운영하고 있다. 납세자 번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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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흡의 살며 생각하며] 아름다운 만남

만남은 서로에게 주는 선물이다. 상대에게 진심을 다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줄 때, 그 만남은 더욱 아름다워진다. 다산 정약용과 황상의 만남이 그러하다. 다산과 황상의 만남은 험난한 유배지에서 이루어진, 인간적인 존중과 깊은 학문적 교류가 있었던 아름다운 스승과 제자의 인연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단순히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를 넘어, 인간적인 정리를 나누는 깊은 관계였다. 정조 서거 후, 몰아닥친 노론 벽파의 공격으로 다산 정약용은 강진으로 유배를 떠난다. 유배지 주민들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한 다산은 동구 밖 주막집에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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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영의 살며 배우며] 일을 멈추면 늙는다

“일을 멈추는 순간 늙기 시작한다”라고 주장하는 분이 있다. 한국의 정신과 의사 이시형 박사다. 그는 올해 92세인데도 여전히 일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128번째 책인 <평생 현역으로 건강하게 사는 법>을 출간했다. 오래전, 이웃에 사시는 은퇴한 의사분이 한국에 갔을 때 강원도 홍천에서 일주일을 보냈다고 했다. 이시형 박사가 만든 힐리언스 선마을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왔는데 매우 좋았다고 했다. 미국에서 바쁘게 일에 쫓기며 살던 습관을 완전히 잊고, 자연으로 돌아가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보는 경험이 좋았다고 했다. 숲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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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하 수필] 한낮의 이마

좌판 위에 몇 안 되는 물건을 올려놓고, 뭔가를 사주기를 바라는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봤다. 굵게 패인 이마의 주름을 따라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내 눈을 맞추려 올려든 이마는 더 깊은 골을 만들었고, 누런 이 사이로 웃음이 새어 나왔다. 구경하던 나에게 무슨 말을 건넸지만, 알아듣지 못했다. 한낮의 태양 아래, 그의 이마를 타고 흘러내린 구슬땀이 반짝였다. 그 땀방울 속에서 나는 알 수 없는 뭉클함을 느꼈다. 옆에 앉은 어린 소녀의 이마에도 땀에 젖은 잔머리가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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