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에릭박 수필] 아무도 없는 날

나이가 들면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 하나가 마음속에 자리 잡는다. 분명 주변에는 사람들이 있다. 친구도 있고, 사회 속에서 관계도 이어가며, 가끔은 안부를 묻는 연락도 오간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나는 혼자 먼 곳에 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사람들 사이에 있지만, 끝내 닿지 않는 거리. 보이지 않는 벽 하나가 세상과 나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그 감정은 요란하지 않다. 오히려 너무 조용해서 더 깊이 스며든다. 젊은 날의 외로움은 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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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흡의 살며 생각하며] 그날의 총성과 오늘의 침묵 사이에서

1960년 4월 19일, 그날 서울 거리는 ‘부정선거 다시 하자’는 학생들의 구호로 뜨거웠다. 그것은 짓눌린 양심이 터져 나온 절규였고,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한 세대의 결단이었다. 그날, 두려움은 이상하리만큼 우리를 비켜 갔다. 대신 가슴 깊은 곳에서 뜨겁게 타오르는 것이 있었다. 불의에 대한 분노, 그리고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어야 한다는 너무도 당연한 진실이었다. 경무대 정문 200여m 지점에서 우리는 멈춰섰다. 경무대 정문 앞에 무장한 경찰들의 모습이 보였다. 갑자기 경무대 쪽에서 총성이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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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영의 살며 배우며] 죽음이 오기 전에

옛 친구 부부들이 모여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반가운 얼굴들이 마주 앉아 웃음과 안부를 나누는 자리였다. 우리 모두가 늙어 노인이 된 탓일까? 대화 속에는 어느새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스며들었다. 오랜 병으로 고생하는 이들의 이야기, 기억을 잃어가는 치매 환자들의 이야기도 이어졌다. 그때였다. 화장실로 이어지는 복도에서 갑자기 소란이 일어났다. 누군가 쓰러졌다는 소리였다. 식당 직원이 달려가고, 우리도 뒤따라갔다. 우리 일행 중 한 사람이었다. 화장실로 가던 길에 그만 복도에 쓰러져 있었다. 남자들이 급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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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의 커뮤니티 광장] 교실 내 스마트폰 금지와 청소년 문제

오는 7월 1일부터 조지아주 초등학교, 중학교 전체에 수업시간중 스마트폰 소지가 금지된다. 아침 수업 벨이 울리면 등교부터 하교까지 휴대전화를 일절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지난해 조지아 주의회를 통과한 HB 340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까지 스마트폰을 금지하는 법안인 HB 1009은 지난 3월 주의회를 통과해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의 서명을 기다리고 있다. 이 법은 내년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공립학교 내 스마트폰을 금지하는 주는 계속 늘고 있다. 아칸소주는 ‘벨투벨, 노셀(Bell to Bell, No Cell)’이라는 이름의 정책을 올해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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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로니카 수필] 연을 쫓는 아이 (The Kite Runner)

문득, 친구가 물었다.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느 때로 가고 싶냐고. 평소대로라면 무슨 소리냐고 웃고 넘겼을 텐데 그날은 달랐다. 손에 박힌 가시처럼 잊힌 듯 잊히지 않은 사건들이 며칠 내내 머리를 맴돌았다. 그 기억 위로 아미르의 흔들리던 눈동자가, 하산의 슬픈 눈망울이 겹쳐졌다. 영화 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 까지의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아름다웠던 카불의 거리가 포화로 무너진 참혹한 도시로 변해가면서 겪어야 하는 두 소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파슈툰족 아미르와 하자르족 하산은 친구처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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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칼럼] 할머니의 응원

코로나 시절, 직장에 출근하는 딸을 대신해 손자, 손녀를 돌보게 되었다. 가까이 살며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나에게 큰 즐거움이었다. 멋모르고 아이를 키웠던 젊은 시절과는 달리, 삶의 연륜이 쌓인 지금은 조금 더 지혜로운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정성껏 만들어준 한식을 늘 맛있게 먹어 주었다. 불고기, 미역국, 떡볶이, 잡채 등 늘 비슷한 메뉴였지만, 질려 하지 않고 밥 공기를 뚝딱 비워낼 때면 ‘역시 한국인의 피는 속일수가 없구나’ 싶어 미소가 지어졌다. 당시 4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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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송의 커뮤니티 액션] DACA의 약속이 무너지고 있다

후안 차베스 벨라스코는 미숙아로 태어난 막내딸에게 우유를 가져다주는 중이었다. 태어난 지 12일 된 아이가 병원 인큐베이터 안에 있는 동안, 그는 이민단속국(ICE) 요원들에게 잡혔고 결국 구금됐다. 그는 서류미비 청년 추방유예(DACA) 신분이고 미국 시민권자 아내와 자녀 4명 가족이 있는 아버지다. 마리아는 모든 절차를 믿고 영주권 인터뷰에 참석했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구금됐고, 하룻밤 사이에 1998년 이후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나라로 추방됐다. 연방법원 판사가 그녀의 추방이 DACA 보호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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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흡의 살며 생각하며] 무신불립(無信不立), 그 이후의 농장

들판 끝자락에 자리 잡은 한 농장이 있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농장이었다. 아침이면 닭이 울고, 낮에는 소가 풀을 뜯고, 해 질 녘이면 말들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겉으로 보기에 질서와 평온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곳이었다. 이 농장에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던 문장 하나가 있었다. 헛간 벽,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적혀 있는 짧은 문장. “배신은 나쁜 것이다” 누가 처음 적었는지는 아무도 몰랐지만, 굳이 따질 필요도 없었다. 그 문장은 설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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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애 건강 칼럼] 신발 고를 때 필요한 3가지 기준

우리는 매일 신발을 신지만, 신발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에는 무심한 경우가 많다. 발은 기초석, 신발은 그 기초를 감싸는 지반과 같다. 잘못된 신발은 발 변형을 넘어 무릎, 골반, 허리와 척추 통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이제 단순한 디자인이나 브랜드가 아닌, 내 몸을 보호할 건강장비로 신발을 선택해야 할 때다. 지금 신발장에서 본인의 신발을 꺼내 다음 세 가지를 체크해 보시기 바란다. 첫째, 신발의 허리와 뒤축이 단단한가. 좋은 신발의 핵심은 안정성이다. 뒤꿈치(힐 카운터)를 손가락으로 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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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식 칼럼] 마스터스 ‘그놈(Gnome)’ 열풍의 이면

조지아주 어거스타에서 열린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가 매킬로이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오랜 시간 동안 전통과 품격을 지켜온 골프의 성지다. 90회에 걸친 역사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우승자와 감동적인 순간들을 목격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이 대회에는 또 하나의 ‘우승’이 존재하게 되었다. 바로 ‘그놈(Gnome·사진)’을 손에 넣는 일이다. 2016년 이후 조용히 시작된 이 현상은, 이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25년 이후 여러 매체를 통해 조명되면서, ‘그놈’은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상징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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