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김홍영의 살며 배우며] 미스터 ‘하하’

내가 다니던 체육관이 잠시 문을 닫았다. 수리를 한다는 이유였다. 운동을 쉬기 싫어 다른 체육관을 찾았고, 낯선 공간에서 근육운동에 열중하고 있을 때였다. 익숙한 얼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여러 번 탁구장에서 마주쳤던 분이었다. 이름은 몰랐지만, 미국인들이 그를 “미스터 하하”라 부르는 통에 나도 그렇게 불렀다. 그날, 내가 다리 근육 운동 기구에 앉아 있을 때 그는 운동을 마친 듯 내 옆에 다가와 말을 걸었다. 예전엔 그저 공을 주고받으며 스쳐 지나갔을 뿐, 속 깊은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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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의 커뮤니티 광장] 한국 송금액까지 세금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한인은행은 매년 설날과 추석이면 붐빈다. 한국 고향의 가족과 친지에게 용돈이라도 송금하려는 한인들의 전통 덕분이다. 미국에서 고향으로 보내는 돈 몇 푼이 한국의 가족들에게는 반가운 소식과 생명줄이 된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송금액에까지 ‘송금세’(Remittance Tax)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트럼프가 의회에 제시한 ‘크고 아름다운 예산안’ (big, beautiful spending bill)에는 한인들에게 중요한 내용이 숨어 있다.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를 제외한 외국인 이민자의 해외 송금에 3.5%의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이 법안은 공화당 주도로 상원을 통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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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그레이, 삶의 한 가운데서] 작은 세상

동네 YMCA에서 미해군 특수부대(Navy SEAL) 출신인 마크가 가르치는 전신 저항 운동 TRX(Total Resistance Exercise) 을 3년 전부터 했다. 이것은 하나의 축을 둔 두 가닥의 줄을 이용하는 운동으로 근력과 유연성, 코어, 밸런스 등 체력단련 목표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원래 이 운동은 해군 특수부대원을 위해 고안된 것이라며 우리를 훈련병으로 간주하는 마크 덕분에 재미가 부가된 운동이다. 해군 특수부대 요원은 해상, 공중, 지상 어느 곳에서나 활동할 수 있는 전천후 육해공 특수대원이라 지원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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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로니카 수필] 보통의 가족 (디너)

영화이야기 14 영화 은 헤르만 코흐의 소설 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미국이나 이탈리아에서도 영화로 제작되었던, 윤리적 딜레마를 다룬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등 연기파 배우들이 함께 했다. 영화는 서로 성향이 다른 두 형제사이에서 벌어지는 가족간의 균열과 파국을 결코 ‘보통’이라 부를 수 없는 극적인 스토리로 그려낸다. 그 중심에는 디너모임인 가족모임이 있다. 그들의 모임이 열리는 곳은 집이 아닌 고급 레스토랑이다. 화려한 음식과 와인을 곁들인 저녁 테이블의 대화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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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흡의 살며 생각하며]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시절이 하수상함인가. 흘러간 옛노래를 듣는다. 4인조 혼성그룹 보니엠이 부른 ‘바빌론 강가에서’ 는 악기를 전혀 다루지 않고 순수한 보컬만으로 흑인 특유의 혼이 들어간 소울( soul)음악이다. 감정적인 표현과 메시지 전달에 무게를 둔 음악이기에 그 음색도 흐느끼듯 격정적이고 울림이 있다. 예전에는 이 노래를 그저 흥겨운 팝송 정도로만 알고 흥얼거렸지만 가수들의 신나는 춤과 아름다운 화음이 서러움의 승화라는 것을 알고 난 후부터는 가슴으로 듣게 되었다. 노래는 바빌론에 끌려가서 망국의 슬픔 속에 포로생활을 하는 유대인들의 애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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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고] 80대 부부의 동유럽 발칸반도 여행기

이일영 부부.

지난 5월 동유럽 발칸반도로 패키지 여행을 다녀왔다. 아직도 남아있는 여행의 감동을 오래도록 간직하며, 더 많은 여행객들이 감동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여행 후기를 남긴다. 5월 4일 애틀랜타 공항을 출발, 약 9시간을 날아 도착한 독일 뮌헨에서 시작된 13박 14일의 여정은 서유럽의 미술관 중심 여행과는 전혀 다른, 대자연과 역사, 문화, 신앙 유산이 어우러진 깊은 감동의 시간이었다. 푸른 바다와 하늘을 품은 체코 프라하, 도나우강의 헝가리 부다페스트, 아직도 전쟁의 아픈 상흔이 남아있는 보스니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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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영의 살며 배우며] 눈 중풍의 예방

눈 중풍이 뭐야? 그런 병도 있어? 눈 중풍이 내게 오기 전에 그런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다. 눈 중풍이라는 병에 걸리고 보니, 주위에 이미 그런 병을 앓는 분도 몇 명 알게 되었고, 40살이 넘은 사람들 중에 1~2%정도가 눈 중풍을 앓는다는 통계도 있다. 내가 눈 중풍으로 에모리 대학 병원에서 받은 여러가지 검사 중에 초음파 검사 (Echocardiograph)라는 것이 있다. 인체에 무해한 초음파를 이용하여 심장의 움직임, 구조, 혈류의 흐름, 판막의 이상 유무,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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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의 커뮤니티 광장] 미국에 다시 나타난 ‘홍역 호환 마마’

한국 언론보도를 종종 보면 ‘홍역을 치른다’는 표현이 있다. “죽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일을 겪다”라는 뜻이다. 그런가하면 조선시대 민간설화에 ‘홍역귀’라는 귀신이 있다. 조선시대에 홍역으로 워낙 사람이 많이 죽었기 때문이었다. 일제시대 때만 하더라도 천연두를 ‘큰손님’, 홍역을 ‘작은 손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전염병이 심각했다. 몇십년 전만 하더라도 홍역에는 백신 예방접종도 치료법도 없어서 걸리면 그저 무사히 낫기를 바라는 방법밖에 없었다. 오늘날 홍역이 사라진 것은 1960년 개발된 백신 덕분이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홍역, 볼거리, 풍진 백신 접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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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수필]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이민자의 나라, 미국에서의 삶은 그 자체로 인터내셔널이다. 앞집에 사는 룻과 쟌은 각각 아일랜드와 독일 출신 배경을 가지고 있다. 세탁소에서 일하는 시슬은 스페인어가 모국어이다. 한인 이민자의 정체성을 가진 내게 김기태 작가의 소설집 , 그 제목이 눈에 띄었다. 미국에 살면서 한국 상황에 안테나를 높이 세워도, 한국은 이곳에서 참 멀다. 그런 내게 김기태의 소설은 사회 여러 분야를 새롭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케이팝의 팬덤 문화, 외국인, 노동과 사랑, 교육, 노인… 한국에서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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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옥 칼럼] 오소리의 이별 선물

그림책으로 인생배우기 (40) 오소리는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북아메리카에 널리 서식하며, 대개 산이나 들에 살며, 주로 낮에는 굴 안에서 쉬다가 어두워지면 활동을 시작하는 야행성 동물이다. 그래서 어두운 밤에 도로를 건너다 로드킬 당하는 오소리가 많다. 일생 동안, 숲속을 자유롭게 걸어 다니며 여러 동물들과 평화롭게 살다가, 늙어서 맞이하는 오소리의 죽음이라면 축복받은 죽음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영국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션 분야에서 가장 돋보이는 신인에게 주는 ‘마더 구스 상’을 수상한 작가, 수잔 발리의 <Badger‘s Parting Gifts>에 나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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