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우 미야 할아버지는 올해 102세이다. 하지만 매일 아침 스마트폰을 켜고 유튜브와 메신저를 들여다본다. 가족이나 할아버지가 보내오는 안부 인사나 종교 메시지가 그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온라인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하면 더 이상 외롭지 않다”고 그는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만 많이 보면 바보가 된다”고들 한다. 그러나 ‘100세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과 카카오톡, 유튜브, SNS는 등 디지털 기기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게 됐다. 오히려 노인들의 장수와 건강에 도움이 될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2025년도 미국 노인학회’에서 나왔다.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의 라다 티암웡 박사와 치타 바너지 연구원은 “리얼 타임 피드백(real time feedback)이 가능한 디지털 기기는 노인들이 고립에서 벗어나는 통로”라며 “디지털 건강 기술이 저소득 고령자들의 신체 기능과 정신 건강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기술이 격차를 줄이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이다. 디지털 시대 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핀란드의 ‘인지장애 격차를 막기 위한 노인학 연구(FINGER)도 흥미로운 발견을 제시한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통한 인지 훈련이 뇌 건강을 크게 지원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문해력이 치매 예방의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노인들은 장수하지만 이들이 맞이하는 현실은 냉혹하다. 장수를 하려면 생활에 필요한 각종 건강 생활 정보를 입수해야 하는데, 이를 건강 문해력(health-literate)라고 한다. 그런데 유럽의 건강·노화·은퇴 조사에 따르면, 건강 문해력(health-literate)을 갖춘 고령자의 93%가 경제적으로 안정된 배경을 가진 노인들이다. 반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은 ’디지털 문해력‘이 65%에 그쳤다.
결국 ’디지털 접근성‘이 노인들의 건강 격차를 직접 결정하는 구조다. 그런데 교육을 많이 받고 경제적으로 여유있을수록 스마트폰 등을 최신형으로 갖추고, SNS사용법도 잘 익힌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어려울수록 스마트폰, 컴퓨터 기기를 최신형으로 갖추기 어렵고, 사용법을 100% 익히기 어렵다. 결국 디지털 격차가 건강 격차를 심화시키는 역설이 벌어지고 있다. ’연결의 도구‘가 ’배제의 수단‘이 되는 아이러니다.
쿠보 케어(Kubo Care)의 공동창립자 아누라그 람찬드란은 “기술이 고령자보다 앞서 나가서는 안 된다. 그들을 앞으로 이끌어야 한다”며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고령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기술이어야 한다”는 철학을 강조했다.
뉴욕 엘름허스트에 위치한 노인센터 ’페티 시니어센터‘는 이를 실천한다. 이 센터는 노인들에게 스마트폰과 스마트 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 교육을 실시한다, 한편으로는 최근 노인을 대상으로 기승을 부리는 ’인터넷 사기‘ 방지 교육(scam awareness)도 강조한다. 스마트폰의 혜택과 위험이 동전의 양면처럼 존재하기 때문이다.
노인의학 전문의이자 변호사인 마이크 캔터 박사는 “기술은 발전하지만 법은 빨리 따라가지 못한다”며 “고령자가 온라인에 접속할수록 프라이버시 침해와 금융 사기의 위험에 노출된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캔터 박사는 “기술 자체는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다.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실제로 AI 동반자 로봇 엘리큐(ElliQ)는 고령자의 외로움을 줄이는 동시에 사기 예방 교육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102세 할아버지의 유튜브 시청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고립에서 연결로, 수동적 노화에서 능동적 참여로의 전환을 상징한다. 그런 점에서 한인사회 차원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디지털 기기, AI 교육이 필요하다. 디지털 시대의 노화는 더 이상 쇠퇴의 서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이 진정한 디지털 혁신의 완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