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조지아주 이민구치소에서 이민자 3명이 잇달아 사망했다. 남미계인 사망자 3명중 2명은 교통 단속 위반으로 적발됐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무면허 운전, 신호위반 등으로 지역 경찰에 적발됐다. 이전이라면 벌금을 내고 금방 풀려날 사안이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지역 경찰은 이민세관단속국(ICE)에 통보했고, 이들은 체포돼 이민국 구치소로 넘겨졌다가 사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올해 이민단속이 달라지고 있다. 공개된 장소에서 수십, 수백명을 체포하는 극적인 장면이 뉴스를 채우는 동안, 실제 추방의 상당수는 조용히 진행된다. 사소한 교통 위반 단속, 이웃의 신고 전화, 지역 구금시설의 수용 결정, 그리고 이민법원의 판결. 이 평범한 행정 절차들이 촘촘히 연결되면서 하나의 거대한 단속망을 형성한다.
시러큐스대학교 오스틴 코처 교수(Austin Kocher)는 “연방 정부가 이민단속 방향을 정하더라도, 그 작동 여부는 지역 조건이 결정한다”고 지적한다. 이민자가 어느 도시에서 체포됐는가, 어느 구금시설에 수용됐는가, 담당 이민법원이 어디인가, 변호사를 구할 수 있는가. 이 변수들이 한 사람의 추방 여부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이민자가 사소한 교통위반, 또는 이웃의 신고전화로 체포됐다고 가정해보자. 한인타운에서 체포된 이민자는 인근 구치소에 수감되지 않는다. 5시간 거리의 시골 구치소, 몇천마일 떨어진 타주 구치소에 수감될수 있다. 이런 경우 이민자는 가족을 만날 수도 없고, 변호사를 선임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변호사 조력없이 재판을 받고, 추방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역 경찰의 ICE협조 여부도 문제다. 현재 1300개 지역 경찰은 ICE이민단속 권한을 위임받는 위임하는 287(g)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똑같은 위반을 저질러도, 287(g) 참여 지역에서 체포되느냐에 따라 추방 여부가 엇갈리는 것이다.
지역 경찰이 287(g)에 직접 참여하지 않아도, 간접적으로 얼마든지 이민단속에 참여할수 있다. 현장 질서 유지라는 명목으로 ICE 이민 단속 작전에 동행하거나, 정보를 공유하거나, 구금시설 운영에 관여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9월 ICE의 조지아 사바나 한국인 단속에도 체포는 ICE가 했지만, 지역 봉쇄 및 검색은 지역 경찰이 했다.
최근 발생한 벤투라 카운티 이민단속 사례는 그 좋은 예이다. 단속 후 시민단체는 현장에 있던 셰리프 요원들의 바디캠 영상 공개를 요청했다. 그러나 셰리프국은 ‘수사 기록’이라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 제1수정헌법연합회 법률 디렉터 데이비드 로이(David Loy)는 “결국 소송을 통해 영상을 확보했지만, 지역 경찰의 보이지 않는 이민단속 협력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조용한 이민단속’은 이민사회에 소리없는 공포를 확장시킨다. 서류 미비자뿐 아니라 합법 체류자들 사이에서도 불안이 확산된다. 커뮤니티가 위축되고, 신고를 꺼리고, 공공 서비스 이용을 피하게 된다. 단속의 효과가 단속 그 자체보다 크다.
LA한인타운에서 자영업을 운영하는 한 이민자의 말이 이 구조의 실질적 효과를 요약한다. “예전에는 ICE 단속이 뉴스에 나오는 특정 사건처럼 느껴졌지만, 지금은 경찰 단속 자체가 불안 요소가 됐다.” 또 다른 이민자는 “교통 단속이나 사소한 신고에도 이민 문제가 연결될 수 있다는 생각에 외출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한인사회는 ‘보이지 않는 이민단속’에 자기만이 예외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보이지 않는 단속에 이웃이 공포에 떨고 있다. 지금이라도 ICE와 경찰에 투명한 단속과 명확한 단속기준, 그리고 단속 현황 공개를 요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