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 입국 승인 지연 사태
여행목적·거주지 등 기재해야
미국에 90일 동안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는 ‘전자여행허가제(ESTA)’ 승인이 지연되는 사례가 늘어 일부 신청자들이 애를 먹고 있다. 이들은 여행 일정을 늦추거나 출국 직전 세관국경보호국(CBP) 전화인터뷰까지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친환경에너지 관련 연례행사에 참석한 김지은(40대)씨는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에서야 ESTA 승인을 받았다.
김씨는 “라스베이거스 행사 한 달 전에 ESTA 신청을 했지만, 행사 일주일 전까지 승인이 안 났다”면서 “걱정돼 CBP에 전화했더니 심사 중이라며 전화 인터뷰를 해야 한다고 했다. 하마터면 미국에 못 올 뻔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3년 전 미국 여행을 올 때는 ESTA 신청을 하자마자 승인이 났었다. 갑자기 심사가 깐깐해진 이유를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독립기념일 연휴를 전후해 LA 여행을 계획한 이미정(30대)씨도 ESTA 승인까지 3~4일을 기다려야 했다. 이씨는 “전에 무비자로 미국을 3번 넘게 갔다 왔다”면서 “ESTA 기한이 만료돼 새로 신청했을 뿐인데 승인심사 기간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CBP와 주한미국대사관에 따르면 무비자로 미국을 방문하려는 한국 국적자는 출국 전 반드시 ESTA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신청자 대부분 CBP ESTA 웹사이트에서 25분 정도 개인정보 등을 입력하면, 당일 또는 72시간 안에 승인 여부를 통보받고 있다. CBP 측은 출국 최소 72시간 전에는 ESTA를 신청하라고 권고한다. 하지만 일부 신청자는 신청 후 일주일 넘도록 심사 중(Authorization pending)으로 일정에 차질을 겪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도 ESTA 승인 지연에 관한 글들이 많다. 한 신청자는 “회사 출장 건으로 비행 18일 전에 ESTA를 신청했는데 일주일 넘도록 승인이 보류됐다”며 “그동안 이렇게까지 오래 걸린 적이 없어 조마조마하다”는 글을 올렸다.
다른 신청자도 “이번 ESTA 신청 승인이 느려져 유독 길게 기다리고 있다. CBP에 전화했더니 비행 일주일 전에만 도와줄 수 있다고 한다”며 답답함을 전했다.
CBP는 ESTA 신청 웹사이트를 통해 신청자가 여행 목적, 개인정보, 국내 거주지 및 연락처 등을 정확히 기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STA 신청은 관광 또는 상용(콘퍼런스, 세미나, 비즈니스 회의 등) 목적일 때만 가능하다.
이와 관련 삼호관광 측은 “미국 방문 ESTA 신청자에게 호텔 예약확인서 등 거주 정보 등을 꼭 기재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