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 전시 박물관 완공 앞두고
남부군 후손 단체 주정부에 소송
법무부 “해석의 차이일뿐” 일축
조지아주 랜드마크인 스톤마운틴이 다시 인종주의 논란 중심에 섰다. 남부연합 후손 단체가 이곳에서 진행되는 노예제 관련 역사전시가 공원의 가치를 훼손한다며 조지아 주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8일 애틀랜타 저널(AJC)은 남북전쟁 당시 남군의 후손모임인 ‘남부연합군 참전용사의 후손들’(SCV) 조지아 지부가 소송을 통해 스톤마운틴 공원에 건립한 노예제 전시 박물관이 역사를 왜곡한다는 주장을 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재판에서 조지아 주정부에 전시 기획 책임을 묻고 있다.
세계 최대의 화강암 공원인 스톤마운틴은 바위산 측면에 노예제를 옹호한 제퍼슨 데이비스 남부연합 대통령, 로버트 리 장군, 토머스 스톤월 잭슨 장군의 부조상이 있다. 1972년 완성된 이 조각상은 2020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운동이 일어나며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 중 하나로 지목됐다. 부조상이 관광 명소가 된 데 비판과 함께 철거 요구가 거세졌다.
조지아 주정부는 인종주의 청산을 원하는 여론을 수용해 2022년부터 앨라배마주 워너박물관의 도움을 받아 이곳에서 다양한 역사 기획전을 개최했다. 2023년엔 1100만달러 예산을 편성해 대대적인 역사박물관 건립에 나섰다. 올해말 개관할 이 박물관에는 백인 증오단체 쿠 클럭스 클랜(KKK), 짐 크로우법 등에 관한 교육자료가 전시된다.
SCV 단체는 노예제 관련 전시가 스톤마운틴 공원의 존립 취지에서 벗어날 뿐 아니라, 남부연합군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마틴 오툴 대변인은 “역사 박물관은 남군과 그 후손에 대한 공격”이라고 했다. 하지만 크리스 카 법무장관은 해석의 다양성을 인정한다면 박물관 건립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스톤마운틴기념협회의 빌 스티븐스 최고경영자는 “방문객들에게 조각상을 둘러싼 역사적 맥락을 함께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