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제45회 전국장애인체전이 다음달 31일부터 11월 5일까지 엿새간 부산에서 열린다. 31개 종목에 선수 6500명과 관계자 3500명을 합쳐 총 1만여명이 참가하는데, 여기엔 미국 대표 선수단 32명(선수 6명·임원 26명)도 있다. 수영에 송주하(뉴욕), 황준태(뉴저지), 제라드 맥기(샌프란시스코), 역도에 천조셉(애틀랜타), 윤혜원(애틀랜타), 볼링에 죠셉 로드리게스(달라스) 등 6명이 재미대한장애인체육회 소속 선수로 출전한다.
지난 13일 만난 재미대한장애인체육회의 남정길 회장과 백민애 부회장은 입을 모아 장애인 체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부회장은 “우리 대표로 나선 선수가 자신의 기록을 갱신하기 위해 홀로 노력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전국, 국제 단위 장애인 체전이 선수 가족끼리 떠나는 외로운 여행이 되지 않게 관심과 응원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소아마비를 앓은 그는 육상 선수 출신이다. 1988년 서울 패럴림픽 육상 부문에서 금메달 2개(100m, 200m)와 동메달 1개(400m)를 따냈다.
2018년 발족된 재미대한장애인체육회는 올해 설립 8년차에 접어들었다. 2022년 제1회 전미주장애인체전을 개최한 뒤 2년에 한번씩 전국 12개 주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전국 체전을 연다. 2022년 대한장애인체육회의 공식 해외지부로 승인받으면서 2023년부터 공식 선수단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 참가하고 있다. 남정길 회장은 “체육회 설립 초창기엔 주별 장애인 분포를 파악하지 못해 전국을 동북부, 동중부 등 9개 권역으로 나눠 운영했다”며 “이젠 12개 주에 지부를 두고 선수들을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체육 활동에 드는 비용이 만만찮다 보니 등록 선수가 늘어나는 속도가 느리다”면서도 “선수를 육성하다 보면 보람찬 일이 정말 많다. 장애인 체육에 대한 선입견이 깨고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체육회는 부산 전국장애인체전과 함께 내년 댈러스에서 열릴 제3회 전미주장애인체전도 준비하고 있다. 수영, 태권도, 탁구, 육상 등 10개 정식종목을 채택하고 축구공 멀리차기, 줄넘기, 피클볼 등 10개 시범종목과 가족경기도 추가했다. 백 부회장은 “미주 한인을 대표하는 장애인 선수가 다른 장애인들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을 수 있도록 응원으로 북돋아달라”고 했다.
지난 13일 애틀랜타에서 열린 재미대한장애인체육회 하반기 총회에 전국 지회장과 임원 25명이 모였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