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에 시달리던 10대 한인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숨진 학생의 부모는 지역 사회를 향해 “생명을 앗아가는 학교 폭력에 대해 반드시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조지아주 지역 방송 WRDW에 따르면 컬럼비아 카운티 할렘중학교에 다니던 이현경(11·영어 이름 에이든·사진) 군이 지난달 24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군의 부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은 늘 사랑이 넘쳤고 매일 우리에게 ‘사랑해’라고 말하던 아이였다”며 “어떤 외로움과 두려움 속에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들의 사망 이후 부모에게는 학교 폭력 피해 제보가 잇따랐다. 부모는 “아들이 심한 괴롭힘을 당했고 심지어 학대까지 당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차마 되풀이하기 힘들 정도로 잔혹했다”고 전했다.
이군은 학교 폭력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으나 결국 회복하지 못했다. 이군은 버지니아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뒤 초등학교 때 조지아 그로브타운으로 이주했다. 최근에는 학교 밴드에서 트롬본도 연주했다.
부모는 “학교 폭력은 단순히 성장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사회에서는 추모 티셔츠를 제작해 수익금을 유가족에게 전달하는 등 이군에 대한 추모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컬럼비아카운티 교육구측은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접수되는 모든 사건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며 “주 법에 따라 학생 간 위협은 반드시 조사하며, 13세 이상일 경우 형사 처벌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강한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