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부유층이 홍콩과 싱가포르 대신 스위스로 향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지정학적 위협이 커지며 보다 안전한 곳으로 부가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2년간 스위스 프라이빗 뱅크들이 아시아 고객 전담팀을 대폭 확충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스위스 최대 금융그룹 UBS의 아시아 데스크 인력은 최근 100명을 넘어섰다. 리히텐슈타인 왕실이 소유한 프라이빗 뱅크 LGT는 지난 2023년 대비 인력을 3배로 늘렸고, 또 다른 프라이빗 뱅크 줄리어스베어 역시 2022년 이후 아시아 자산가 관련 채용 규모를 크게 확대했다.
아시아 부호들이 스위스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는, 국제정세에 대한 불안감이 꼽힌다. 줄리어스베어 관계자는 FT에 “2010년까지만 해도 아시아 고객은 굳이 스위스에 자산을 둘 이유가 없었지만, 홍콩에서 국가보안법이 시행된 2019년 이후에는 자산을 여러 지역에 나눠두는 것이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홍콩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정치적 위기가 심화하거나 분쟁이 일어나는 등 국제정세가 요동치며 ‘분산 관리’가 필요해졌다는 뜻이다.
그간 아시아 고객들은 유럽 금융기관의 홍콩·싱가포르 지점에서 자산을 관리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스위스에서 직접 자산을 관리하려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지난 2024년 기준 스위스에서 관리하는 역외자산은 약 2조7400억 달러(약 3965조6020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아시아 부자들의 자금이 스위스로 더욱 흘러 들어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미국 부유층 사이에서도 스위스와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유럽으로 자산을 분산해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글로벌 투자이민컨설팅사 헨리앤파트너스의 ‘2025년 미국 부유층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시민권·거주권 문의는 1년 새 183% 급증했다. 투자이민 신청자 중 30% 이상이 미국인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를 일시적 유행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보고 있다. 헨리앤파트너스 북미 총괄 책임자는 “대체 거주지와 시민권 확보는 부유층의 중요한 전략적 위험 관리”라고 보고서에서 평가했다. 피터 스피로 템플대 법학대학원 교수 역시 “미국 시민권은 더는 충분한 안전장치가 아니다”라며 “한때 사치로 여겨지던 이중 국적이 새로운 미국인의 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이미지 사진 [출처 셔터스톡]](https://www.atlantajoongang.com/wp-content/uploads/2025/12/shutterstock_2674169943-350x250.jpg)
![코스피가 강보합으로 마친 23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코스닥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사진]](https://www.atlantajoongang.com/wp-content/uploads/2025/12/PYH2025122315650001300_800-350x250.jpg)

![이미지 사진 [출처 셔터스톡]](https://www.atlantajoongang.com/wp-content/uploads/2025/05/shutterstock_2339956111-350x25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