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을 앞두고 유관순 열사를 조롱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영상이 공분을 사고 있지만 현행법으로 제작자를 형사 처벌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소셜미디어 틱톡에 올라온 유관순 열사 조롱 영상들을 인지했으나 아직 내사(입건 전 조사)에는 착수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내사는 정식 수사 전 실제 수사 대상이 되는지 검토하는 단계다.
해당 틱톡 사용자는 지난 22일부터 유관순 열사가 일장기에 애정을 표하거나 방귀를 뀌며 우주로 솟구치는 등의 영상을 제작해 2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끌어모았다. 지난 26일에만 영상 5개를 연달아 올리는 등 사안이 공론화된 뒤에도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영상들은 오픈AI의 영상 생성 AI ‘소라'(Sora)로 제작됐다. 소라가 유관순 열사의 생전 모습으로 참고한 건 3·1운동으로 서대문 형무소에 투옥됐을 때 찍힌 수의 차림 사진이다. 일제 고문으로 퉁퉁 부었던 얼굴을 AI로 복원해 희화화한 것이다.
틱톡에 올라온 김구 조롱과 이완용 찬양 게시물. 사진 서경덕 교수 SNS 캡처
유관순 열사뿐 아니라 일제 강점기 한국의 독립 운동가인 김구 선생을 조롱하는 게시물도 틱톡에서 발견됐다. 김구 사진에 ‘얼굴이 이게 뭐냐, 사람은 맞음?’이라고 쓴 반면 대표적인 친일 인사 이완용 사진에는 ‘와 포스 봐라, 바지에 지릴 뻔’이라며 찬양하는 문구를 올렸다.
위인을 악의적으로 조롱했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지만 경찰은 ‘법적 한계’에 부닥쳐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런 콘텐트에 대한 법 처벌이 쉽지 않아 네티즌들의 적극적인 신고로 영상 노출이 될 수 없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인 모독 사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되는 혐의는 사자명예훼손죄다. 하지만 이 법은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경우’만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문제의 영상처럼 참과 거짓을 따지는 게 의미 없는 원색적 조롱의 경우엔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모욕죄 역시 성립하지 않는다. 모욕죄가 보호하는 대상은 ‘생존하는 인물’로 한정돼서다. 결국 현재로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플랫폼 측에 영상 삭제를 요청하는 것 외엔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지난해 4월 사자 모욕죄를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형법 개정안 등이 국회에 발의되긴 했으나, 생성형 AI의 부작용과 결부된 본격적인 입법 논의는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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