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개인사는 때로 한 시대를 비추는 기록이 된다. 미주 한인 이민사회에서는 특히 그렇다. 개인의 삶 속에 이주와 정착, 공동체의 형성과 변화가 함께 담기기 때문이다.
1936년생, 올해로 만 90세가 된 권명오 씨가 실화 에세이집 『코리언 아메리칸 아리랑』(시산맥사, 2025)을 출간했다. 총 476페이지에 이르는 이 책은 지난 5년간 애틀랜타 한인 신문에 연재해 온 글들을 묶은 자전적 에세이로, 유년 시절과 한국에서의 삶, 미국 이민 정착기, 그리고 애틀랜타에서의 세월을 3부로 나눠 담았다. 한국에서의 38년, 미국에서의 52년을 관통하는 한 개인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한인 이민사의 한 단면으로 이어진 것이다.
저자는 늦은 나이에 이민 와 생업과 세 자녀 양육 등 가장의 역할을 병행하면서도, 한인사회를 위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연극과 문학 활동을 비롯해 한국학교 이사장, 한인회관 건립 참여, 참전용사 관련 봉사 등 수많은 그의 이력은 공동체와의 긴밀한 연결을 보여준다. 그렇게 쌓인 경험들은 책 속에서 구체적인 사건과 기억으로 풀려나며, 당시 한인사회의 분위기와 고민을 전해준다.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은 꾸준한 기록의 가치를 일깨운다는 점이다. 한 개인의 회고록이면서도 애틀랜타 한인사회 성장 및 발전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 사회의 여러 현안을 바라보며 때론 격려와 칭찬을, 또 때론 비판과 쓴소리를 함께 담아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저에게 아리랑은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의 리듬이자 서사입니다.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는 것은 나를 찾기 위해 성찰하며 삶의 언덕을 넘어간다는 것이지요.”
저자는 한국과 미국에 걸쳐 살아온 90년의 시간을 ‘아리랑 고개를 넘어온 여정’으로 표현한다. 저자가 자신의 삶을 설명하는 핵심 비유로 ‘아리랑’을 고르고, 책 제목에까지 넣은 것은 그래서이다. 이 책이 단순한 기억의 모음이 아니라, 선택과 책임 그리고 삶의 무게를 받아들이는 인간의 태도를 일깨우는 은유로 읽히는 이유 또한 이것이다.
한편 의사이자 시인인 에모리대 김태형 명예교수와 한미우호협회 박선근 회장이 저자와의 인연을 이야기하며 이 책의 추천사를 썼다. 두 사람은 애틀랜타 한인사회 원로이자 저자의 오랜 문우(文友)이다.
책은 5월 16일(토) 오전 11시, 둘루스 애틀랜타한인교회(3205 Pleasant Hill Rd., Duluth GA 30096)에서 개최될 출판기념회에서 구할 수 있다.
김지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