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과 가디언·CNN·BBC 등 외신들도 스타벅스커피코리아(SCK)의 ‘5·18 탱크 데이’ 마케팅이 불러온 소비자의 ‘역풍’에 주목하고 있다. 불매 운동과 집단 소송이 활발한 선진국에선 전쟁·참사·인종차별·사회운동과 관련한 기업 마케팅에 소비자가 민감하게 반응한 경우가 많았다.
많은 희생자가 나온 참사를 마케팅 도구로 가볍게 활용했다가 뭇매를 맞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독일 스포츠 패션 브랜드 아디다스는 2017년 미국 보스턴 마라톤대회 완주자들에게 “Congrats, you survived the Boston Marathon!(축하합니다. 당신은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살아남았습니다!)”란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2013년 4월 보스턴 마라톤대회 참사를 떠올리게 하는 제목이었다. 당시 폭탄 테러로 264명이 다치고, 3명이 숨졌다. 분노한 대회 참가자들이 해당 메일의 캡처 사진을 SNS에 올렸고, 아디다스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결국 아디다스는 “무신경했던 이메일 제목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 같은 이슈는 더 민감하다. 미국 패스트푸드 업체 KFC는 2022년 독일에서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들에게 “크리스탈나흐트(1938년 유대인 학살 사건) 추모일입니다. 바삭한 치킨에 부드러운 치즈를 더해 자신에게 선물하세요”란 푸시 메시지를 보냈다. 크리스탈나흐트는 홀로코스트의 시발점으로까지 평가되는 참사다. KFC는 메시지를 보낸 지 불과 1시간 만에 사과해야 했다.
자라가 2014년 출시했다가 아우슈비츠 수용복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판매 중단한 유아용 셔츠. 사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캡처
스페인 패스트패션 브랜드 자라는 2014년 나치 아우슈비츠 수용복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의 유아용 셔츠를 출시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자라 모회사 인디텍스는 제품을 출시한 당일 다국어로 사과문을 올리고 “클래식 서부 영화의 보안관 별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상품은 즉시 전량 폐기했다.
인종·성차별 광고는 단골 불매 이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7월엔 미국 패션 브랜드 아메리칸 이글이 인종차별을 연상시키는 광고로 논란을 일으켰다. 백인 여배우 시드니 스위니를 모델로 “Sydney Sweeney has great jeans(시드니 스위니는 훌륭한 청바지를 가졌다)”란 문구를 내건 광고였다. 청바지(jeans)와 유전자(genes) 발음을 이용한 말장난이었지만 인종 우월주의, 우생학 논란이 일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소셜미디어(SNS)에 “시드니 스위니가 등장한 이번 광고는 지금 가장 ‘핫’하다. 힘내라 시드니!”란 메시지를 내며 가세해 화제가 됐다. 로이터는 당시 “유전적 특성과 관련한 인종적 함의를 둘러싸고 역풍(backlash)이 분다”고 보도했다.
미국 패스트푸드 업체 버거킹은 2021년 세계 여성의 날에 영국에서 트위터에 “Women belong in the kitchen(여성은 부엌에 있어야 한다)”란 메시지를 올렸다. 여성 셰프에게 주는 장학금을 홍보하기 위한 ‘도발적 카피’였지만, 뜬금없는 맥락에 성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버거킹은 게시물을 삭제하고 공식 사과했다.
2017년 9월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란 팻말을 든 채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로이터]
사회 운동에 대한 폄하, 평가 절하도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다. 미국 음료 브랜드 펩시는 2017년 패션모델 켄달제너가 시위 현장에서 대치하는 시위대와 경찰에게 콜라를 건네자 시위 참가자들이 일제히 환호하며 서로 화합하는 내용의 광고를 내보냈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를 상업 광고 소재로 활용해 지나치게 가볍게 다뤘다는 비판이 일었다. 펩시는 하루 만에 “우리가 명백하게 선을 넘었다(Clearly we missed the mark)”고 사과하며 광고를 내려야 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킨 지난해 7월 아메리칸 이글 광고. 청바지(jeans)와 유전자(genes)는 발음이 비슷하다. [로이터]](https://www.atlantajoongang.com/wp-content/uploads/2026/05/아메리칸-이글-750x486.jpg)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https://www.atlantajoongang.com/wp-content/uploads/2026/04/트럼프-비속어-350x250.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13일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열린 도착 환영식에서 한정 중국 부주석과 함께 걷고 있다. [로이터]](https://www.atlantajoongang.com/wp-content/uploads/2026/05/2026-05-13T124239Z_392466756_RC2C8LABHAKI_RTRMADP_3_CHINA-USA-TRUMP-ARRIVAL-350x25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