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케어 파트 C나 파트 D를 새로 가입하거나 다른 플랜으로 변경하려고 할 때, 아무 때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해진 기간에만 가입과 변경이 가능하다. 메디케어에서 이 기간을 Annual Enrollment Period, 즉 연례 가입 기간이라고 부른다. 흔히 줄여서 AEP라고도 한다. 대부분의 경우 매년 10월 15일부터 12월 7일까지 열리며, 이 기간 동안 메디케어 가입자들은 플랜을 새로 선택하거나 바꿀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메디케어를 처음 신청할 때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부분도 바로 여기다. 오리지널 메디케어를 받으면 모든 것이 자동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오리지널 메디케어, 즉 파트 A와 파트 B는 기본적인 병원비와 의사 진료비를 보상해 주지만, 치료비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특히 처방약 혜택은 기본 메디케어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은 추가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대표적인 선택이 메디케어 어드밴티지(파트 C)와 처방약 혜택(파트 D)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는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 보험회사가 메디케어의 감독 아래 운영한다. 따라서 보험회사별로 플랜 구조, 네트워크, 처방약 커버리지, 보험료, 코페이 등이 모두 다르다.
문제는 가입 시기를 놓쳤을 때 발생한다. 많은 사람들이 “나중에 필요하면 가입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메디케어는 그렇게 단순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특별 가입 자격이 없는 한, 대부분의 가입과 변경은 Annual Enrollment 기간에만 가능하다. 특히 파트 D는 더욱 중요하다. 현재 약을 복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파트 D를 무시하고 지나가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건강 상태는 언제든 변할 수 있다. 오늘은 건강해도 내년에는 고혈압, 당뇨, 심장 질환 약을 복용하게 될 수도 있다.
게다가 파트 D를 늦게 가입하면 벌금까지 따라붙는다. 메디케어는 처방약 플랜 가입을 사실상 “필수”에 가깝게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트 D에 가입하지 않고 있었던 기간만큼 벌금이 계산되며, 그 벌금을 평생 추가로 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 때문에 메디케어 전문가들은 “약을 안 먹더라도 최소한의 파트 D는 갖고 있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메디케어 어드밴티지(파트 C)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파트 C는 가입하지 않아도 벌금은 없다. 다만 가입하지 않으면 오리지널 메디케어의 20% 본인 부담을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따라서 병원 이용이 잦거나 예상치 못한 큰 의료비가 생기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메디케어 보충보험(Medigap)은 병원 선택의 자유가 넓고 전국 어디서나 사용하기 편리한 장점이 있다. 그래서 여행을 자주 다니거나 여러 주를 오가며 생활하는 사람은 보충보험을 선호하기도 한다. 그러나 보충보험에는 대개 처방약 혜택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보충보험 가입자는 별도로 파트 D를 신청해야 한다.
바로 이 부분에서 많은 혼동이 생긴다. 메디케어 어드밴티지는 파트 D가 함께 포함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메디케어 관련 보험에 가입하면 약 혜택도 자동으로 따라오겠지”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보충보험은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 보충보험만 가지고는 약값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Annual Enrollment 기간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플랜 변경 때문이다. 보험회사는 해마다 플랜 내용을 바꿀 수 있다. 어떤 약의 커버리지가 달라질 수도 있고, 병원 네트워크가 변경될 수도 있으며, 코페이나 보험료가 올라갈 수도 있다.
따라서 지금 사용 중인 플랜이 내년에도 똑같이 유지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매년 가을이 되면 보험회사에서 보내오는 Annual Notice of Change 문서를 한 번쯤 읽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Annual Enrollment 기간에 플랜을 검토하고 필요한 변경을 하지 않으면, 다음 해 내내 불편한 조건으로 보험을 유지해야 할 수도 있다. 오일장이 끝난 뒤에는 다시 장날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 결국 메디케어 시스템은 “자동으로 다 알아서 해주는 제도”가 아니다. 오히려 가입자가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움직여야 하는 구조에 가깝다.
메디케어는 가입 시기를 놓치면 불편과 벌금이 따라올 수 있다. 메디케어 파트 C와 파트 D의 가입 기간, 변경 기간, 벌금 규정을 미리 이해해 두는 것이 안정적인 노후 의료 생활을 위한 중요한 준비라고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