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마약’ 케타민, 가정에서 우울증 약으로 사용돼 의사들 ‘경고’

심한 우울증 치료 등에 한정
원격진료 통해 손쉽게 구입

마취제로 쓰이나 환각효과로 인해 ‘클럽 약물’로 알려진 케타민(ketamine)이 우울증 치료 목적으로 일반 가정에 널리 쓰이고 있어 의사들이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케타민은 프로포폴과 같이 진통과 환각작용이 있어 나이트 클럽에서 마약으로 주로 유통된다. 그러나 심한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자살 충동의 치료로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된 용도 외 목적 즉, ‘오프 라벨(off-label)’로 최근 판매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채널2 액션뉴스는 최근 몇 년 간 팬데믹 원격진료를 통해 케타민과 같은 약물을 자가치료용으로 판매하면서 사태가 심각해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리에타에서 클리닉을 운영하는 마이클 바노브 의사는 “케타민은 (의식 단절 증세가 나타나는) 해리성 약물이다”라며 “특히 의사의 도움 없이 환자 혼자 사용하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마인드블룸’,’누 라이프’와 같이 원격의료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케타민 처방을 홍보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마인드블룸은 홈페이지에서 “불안증과 우울증을 위한 ‘케타민 치료'”라고 홍보하고 있다. 이 업체는 케타민을 비강내 스프레이, 경구약 형태로 만들어 복용을 쉽게 했다.

또한 복용 세션에서 다른 성인에게 ‘모니터링’을 맡기라고 조언하지만, 모니터링은 사전 경험이 없는 배우자, 부모도 할 수 있고 이들도 케타민을 같이 복용할 수 있다는 허점이 있다.

이처럼 케타민 자가 치료가 가능해진 이유는 정부가 의사 대면 방문 요구 사항을 면제했기 때문이다.

파잘 칸 조지아대학(UGA) 법학 교수는 “강력한 규제 약물을 처방할 때마다 적절한 관리 체계를 갖추지 못하는 점이 문제”라면서도 “이번 달로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끝나기 때문에 업체들이 온라인에서 케타민을 계속 처방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칸 교수는 이어 “의회가 나서서 공중보건 비상사태 종료 후 관련된 규정을 서둘러 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