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한인사회도 마약 무풍지대 아니다”

청소년들, 학교서 베이핑·마리화나 손쉽게 접해
값싼 ‘길거리 마약’에서부터 펜타닐까지 유통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펜타닐은 합성 오피오이드로, 헤로인보다 최대 50배, 모르핀보다 100배 강하다. 효과가 강한 만큼 중독성과 위험성도 높다. 오피오이드는 마약성 진통제를 통틀어 일컫는 용어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매일 150명이 넘는 미국인이 펜타닐과 같은 합성 오피오이드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다. 특히 10대들 사이에서 펜타닐 유통이 흔해지고 있어 더욱 큰 우려를 낳고 있다.

CDC는 2021년 7~12월 기간 불법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숨진 10~19세 청소년이 2년 전 같은 기간보다 18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조지아주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애틀랜타 한인사회는 안전할까.

2019년부터 커뮤니티센터를 설립해 지역 청소년들의 마약 예방 활동에 앞장서온 코야드(COYAD, 대표 폴 임)는 한인사회가 더는 무풍지대가 아니며, 이를 방관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코야드에서 마약 예방 및 리더십 훈련을 담당하며 학생들과 교류하는 그레이스 김 디렉터는 “학교에서도 베이핑(전자담배)과 여러가지 마약을 접하기 쉬워졌다”며 “제일 싼 ‘길거리 마약’은 하루 이틀 분량에 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값싼 마약은 밀가루와 이름을 알 수 없는 가루가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 더 위험하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며, 학교에서 마약 사용을 권유받았다는 6학년 한인 학생도 있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마리화나는 금방 끊는다” 자녀 말 믿으면 안돼
대학 가면 이미 늦어…어린 나이에 교육 중요

김 디렉터는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고 사용되는 마약으로 베이프와 대마초 외에도 오피오이드 펜타닐류를 꼽았다. 전자담배 또는 베이프는 연초와 달리 향긋하기까지 한 냄새를 풍기기 때문에 학생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쉽게 접하고 쉽게 숨긴다.

그는 “심각하게 인지하지 않지만, 니코틴 등의 성분이 뇌에 영향을 줘 뇌 성장을 막는다”며 “어린 나이부터 하면 지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감정 조절도 힘들어진다”고 경고했다.

또 이미 마리화나 사용을 합법화한 주가 많아 크게 심각하지 않다고 여길 수 있으나, 그런 주에서도 미성년자는 사용은 불법이다. 김 디렉터는 애틀랜타 아시안 커뮤니티에서 지난 4년 동안 10대들의 대마초 사용이 더욱 빈번해졌다며 한인 학부모들의 일화를 소개했다.

“‘금방 끊을 수 있다,’ ‘더 심한 마약은 안 하지 않느냐’라는 변명에 넘어가는 학부모들이 많다”며 “한인들은 마약에 대해 잘 몰라 자녀의 변명에 눈감아 주는 경우가 많으나 대마초의 중독성은 강하며, 다른 마약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또 마약성 진통제에 대해 “펜타닐 등은 사용 방법에 따라 강력한 각성 효과를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김 디렉터는 “대학에 진학하면 이미 예방 교육이 늦을 수 있다”며 되도록 어린 나이부터 마약을 차단하는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