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이고, 팀이 요구한 ‘타격 자세 변화’도 수용한 김혜성(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빅리그에 연착륙했다.
김혜성은 7일 마이애미의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와 방문 경기에 8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렸다.
선발 출전한 3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생산한 김혜성은 타율 0.417(12타수 5안타), 3득점, 2타점, 2도루를 기록 중이다.
KBO리그에서 8시즌을 뛴 김혜성은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 진출을 추진해 올해 1월 다저스와 3+2년 최대 2천200만달러, 보장계약 3년 총액 1천250만달러에 계약했다.
다저스는 김혜성에게 스프링캠프 기간에 타격 자세 수정을 요구했다.
적응이 필요했던 김혜성은 MLB 시범경기에서 타율 0.207(29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OPS(장타율+출루율) 0.613에 그쳤고, 정규리그 개막전인 도쿄 시리즈가 열리기 전에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김혜성은 좌절하지 않고 트리플A에서 타율 0.252(115타수 29안타), 5홈런, 19타점, 13도루, OPS 0.798을 올렸고, 지난 4일 빅리그 현역 로스터에 등록됐다.
4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경기에서 처음으로 빅리그 현역 로스터에 등록돼 대수비로 데뷔전을 치른 김혜성은 5일 애틀랜타전에는 대주자로 출전해 도루에 성공했다.
김혜성은 6일 마이애미와 경기에서 9번 타자 2루수로 처음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안타, 타점, 득점 모두 자신의 빅리그 1호 기록이었다.
7일에도 1안타(4타수)를 쳤고, 8일에는 다시 멀티 히트를 작렬했다.
오타니 쇼헤이, 무키 베츠 등 슈퍼스타들이 김혜성의 빅리그 진입과 출전을 축하했다.
미국 현지 언론과 인터뷰도 자주 한다.
김혜성은 8일 경기 뒤 중계방송사인 스포츠넷 LA와 인터뷰에서 “아직 빅리그 생활이 편하지는 않다. 하지만 첫날보다는 나아졌다”고 웃으며 “팀에서 알려준 대로 타격 훈련을 했고 결과가 좋다. 앞으로도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홈런을 빼고 빅리그에서 올릴 수 있는 기록을 모두 작성한 김혜성은 “늘 말하는데, 나는 홈런 타자가 아니고 팀이 내게 홈런을 바라지도 않는다”며 “나는 누상에 나가야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다. 출루에 신경 쓴다”고 밝혔다.
주 포지션이 2루수인 김혜성은 이날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고, 7회말에는 2루수로 이동했다.
팀 수비 포메이션에 관해서는 팀 동료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날도 미겔 로하스가 더그아웃에서 김혜성에게 수비에 관해 조언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김혜성은 “빅리그가 처음이라, 내가 모르는 게 많다. 팀 동료들이 먼저 다가와서 친절하게 알려준다”고 고마워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김혜성의 활약을 반겼다.
로버츠 감독은 “정말 인상적이다. 김혜성은 독특한 타격을 하고,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보였다. 그동안 우리 팀에 없던 스피드, 역동성을 보여줬다”며 “내일도 김혜성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김혜성의 4경기 연속 선발 출장을 예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