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화장품 대량 주문 활발
학부모들 백투스쿨 쇼핑 러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규모 수입 관세 부과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다.
소비자들이 화장품부터 의류, 전자제품 등 개학 필수품까지 전반적인 물품 가격 상승을 우려하면서 서둘러 구매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1일부터 20개국 이상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밝혔다.
특히 한국산 제품에 25%의 상호 관세 부과가 발표되자 가격 인상을 우려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 화장품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인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관세 발효를 앞두고 일부 화장품 홀세일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공지한 상태”라며 “상호관세 부과가 발표된 4월부터 고객들의 대량 구매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로데오 화장품에 따르면 시세이도 화장품도 내달 15일부터 가격 인상을 공지한 상태다.
송영숙 로데오화장품 대표는 “고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국 인기화장품 물량을 대량 주문해 재고로 확보한 상태”라며 “최고 20%정도 가격 인상이 예상돼 고객들에게 오르기 전에 제품 구입을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소셜미디어에서 K화장품을 극찬하면서 최근 SNS에서도 한국 화장품 사재기 움직임이 활발하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팔로워가 50만명인 한 인플루언서는 대량으로 사들인 한국 화장품 ‘언박싱(개봉)’ 영상을 틱톡에 올리고 “즐겨 쓰는 특정 한국 화장품을 잃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8월 관세 부과 발효는 새 학기를 앞둔 가정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새 학기가 아직 한 달 이상 남았지만 대부분 가정이 이례적으로 벌써 개학 준비 쇼핑에 돌입했다.
전미소매업연맹(NRF) 설문조사에 따르면 개학을 앞둔 쇼핑객의 3분의 2는 이미 의류와 학용품 구매를 시작했다. 이는 전년대비 55% 증가한 수치다.
또 소비자의 절반 이상인 51%는 올해 초 학교용품 구매를 시작한 이유로 관세에 대한 우려를 꼽았다.
이번 가을 자녀가 대학 진학을 앞둔 이해나씨는 “9월에 학기가 시작되지만 관세로 가격 인상이 우려돼 아마존 프라임데이 때 기숙사 용품을 구입했다”며 “이달 말까지 의류 및 학용품 등을 모두 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캐서린 컬렌 NRF 산업 및 소비자 인사이트 부사장은 “소비자들은 관세와 인플레이션으로 새 학기 용품 가격 인상을 우려하고 있다”며 “조기 쇼핑은 물론 할인점, 여름 세일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NRF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가정의 학용품 구매 지출액은 총 1282억 달러로 소비자 수가 늘면서 지난해 1254억 달러에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1인당 지출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중고 가정은 올해 학교 관련 품목에 평균 858.07달러를 지출할 계획으로 이는 2024년 874.68달러에서 감소한 수치다. 대학생 가정은 평균 1325.85달러로 2024년 1364.75달러에서 줄었다.
LA=이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