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변화된 라이프스타일과 고물가의 영향으로 ‘타운사이징(Townsizing)’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타운사이징은 번잡한 대도시를 벗어나 소도시로 여행하거나 이주하는 현상이다.
온라인 여행 예약 플랫폼 프라이스라인이 발표한 ‘2025년 여행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여행객들은 국내 고풍스러운 소도시 여행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슬리 클라인 프라이스라인 수석 부사장은 “비용 절감뿐 아니라 현지 체험과 교류를 원하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며 “사무실 복귀로 도시가 다시 붐비기 시작하면서 소도시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타운사이징은 여행업계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서도 두드러진다.
해나 존스 리얼터닷컴 수석 연구원은 “소도시는 저렴한 생활비와 한적한 분위기로 여행객은 물론 이주민에게도 매력적인 선택지”라며 “휴가용 주택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숀 마이클 루이스 클리어워터 프로퍼티 최고경영자(CEO)도 “팬데믹을 계기로 대도시가 아니어도 만족스러운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소도시의 주택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프라이스라인이 선정한 ‘올여름 인기 소도시 톱10’ 중 시에라네바다 산맥 기슭의 스리 리버스는 예술적 분위기와 세코이야 국립공원 인접 입지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중간 주택 가격이 전년 대비 33.5% 하락하면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유타의 팬귀치는 얼음낚시 대회, 열기구 체험, 카운티 페어 등 전통 서부의 감성을 간직한 소도시로 중간 주택가격은 약 58만 달러다.
뉴햄프셔주의 브레튼우즈는 80만 에이커 규모의 국유림과 고급 리조트를 동시에 갖춘 지역으로 매물은 적지만 단기 임대 수익이 높다.
해안 소도시도 강세다. 매사추세츠 사우스 야머스는 케이프 코드 특유의 항구 감성과 보스턴 접근성으로 인기를 끌며 뉴저지 노스 와일드우드는 등대, 바다 낚시, 보드 워크 등 동부 최고의 해변 휴양지 중 하나로 꼽힌다. 중간 주택 가격은 약 64만 달러다.
고급 소도시로는 캘리포니아의 카멜 밸리가 주목받는다. 와이너리, 벽난로, 유럽풍 전원 분위기, 연중 300일 이상의 햇살 등으로 195만 달러에 이르는 고가 주택이 즐비하다. 콜로라도주의 오레이는 고도 7800피트에 위치한 ‘야외 레저의 수도’로, 온천과 예술적 거리 풍경이 매력이다.
워싱턴주의 포크스는 연간 강수량 120인치에 달하는 ‘전국 최고 다우 지역’으로, ‘트와일라이트’ 시리즈 팬들의 성지이기도 하다. 이곳은 매년 ‘포에버 트와일라이트’ 축제를 개최하며, 평균 주택 가격이 37만 달러로 첫 주택 바이어에게도 부담이 적다.
LA=이은영 기자 lee.eunyoung6@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