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고령화·소득 감소 악순환에 빠져
“의료 인프라 개선해 살만하게 만들자”
조지아주 지방소멸 문제가 심각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애틀랜타를 중심으로 메트로 인구는 증가하는 반면 시골에서는 감소해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20일 애틀랜타 저널(AJC)은 조지아주 농촌개발협의회 조사를 바탕으로 지난해 주 전역 159개 카운티 중 94개 카운티에서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아 인구가 자연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인구 자연감소 현상은 1994년 12개 카운티에서 2015년 60개로 크게 늘었다. 내년 인구 자연감소 현상은 105개 카운티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출생이 사망을 못 따라가 인구가 자연 감소하더라도, 경기가 좋아 이주민이 늘어나면 전체 인구가 유지된다. 그런데 시골 지역은 지역경제 위축과 열악한 의료 및 교육 인프라가 겹쳐 총인구 수도 감소하고 있다. 조지아커뮤니티병원연합(GACH)과 의료인력위원회에 따르면 조지아 159개 카운티 중 9개 카운티는 의사가 없으며, 63개 카운티는 소아과 전문의가 없다. 또 78개 카운티에는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 농촌 지역 고등학생 중 대학입학시험인 SAT나 ACT 응시자는 37.6%에 불과하다.
지방소멸 현상은 조지아주 유입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와 상반된다. 2023~2024년 조지아주 순유입 인구는 11만6000명으로 전국 7번째로 높다. 문제는 이들이 모두 메트로 애틀랜타 11개 카운티로 몰린다는 점이다. 애틀랜타 지역위원회(ARC)는 지난 13일 보고서를 통해 메트로 지역 총인구가 528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농촌개발협의회는 귀넷 카운티 주민 86만명이 조지아주 56개 남부 카운티의 116만명 주민을 합친 것보다 22% 높은 소득을 창출하고, 47% 많은 세금을 납부한다고 밝혔다.
조지아주 농촌 인구 문제를 연구해온 찰스 헤이슬렛은 “젊은이들은 대도시로 떠나고 남은 주민들이 고령화되면서 소득이 하락하고 범죄율이 치솟는 죽음의 악순환이 시작되고 있다”며 “의료, 교통, 교육 문제를 해결해 사람들이 살 만한 곳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AJC는 지방소멸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선 생활인구를 늘려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고 짚었다. ‘은퇴자 마을’로 주목받는 인구 2만4000여명의 조지아주 북부 유니언 카운티가 좋은 사례다. 이곳의 중위연령은 55.9세로 22~44세 인구가 전체의 25%인 데 반해 55~79세 인구는 두배 이상인 50%다. 생활비가 전국 평균보다 9.5% 낮고 고령자 친화적 여가시설이 잘 조성돼 있어 은퇴자들이 몰리면서 2010년 대비 2020년 인구가 15% 늘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