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가족 품으로”…석방 한국인 귀국

317명 자진출국·1명 잔류

이민당국에 의해 체포·구금됐다 풀려난 한국인 316명이 탑승한 전세기가 11일 오전 11시38분께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을 출발해 인천으로 향했다.

지난 4일 브라이언 카운티 엘라벨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이민 당국의 불법 체류 및 불법 고용 단속으로 체포돼 포크스턴 구금시설 등에 억류된 지 7일만이다. 이들은 한국시간 12일 오후 3시께(동부시간 12일 오전 2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앞서 이날 오전 2시18분께 포크스턴 구금시설에서 풀려난 이들은 회사 측이 마련한 일반 버스 8대에 나눠 타고 약 6시간을 달려 430㎞ 떨어진 애틀랜타 공항으로 이동했다. 조지아 남동부 찰턴 카운티에 있는 포크스턴 구금시설에서 멀리 떨어진 동북쪽 스튜어트 구금시설에서 석방된 여성 근로자들이 탄 버스 1대도 앞서 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을 태운 버스는 애틀랜타 공항 화물 청사로 이동, 전날부터 대기 중이던 대한항공 전세기 부근에 정차했다. 미국 측과 사전에 약속한 대로 이들은 구금 시설을 나서 수갑을 차지 않고 평상복 차림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구금된 한국인은 총 317명(남성 307명·여성 10명)으로 이 중 1명은 ‘자진 출국’ 대신 잔류를 선택했다. 여기에 외국 국적자 14명(중국 10명·일본 3명·인도네시아 1명)을 포함해 330명이 한국으로 돌아갔다.

일반 탑승객과 달리 이들은 화물 청사에서 별도의 신원 확인과 탑승권 교부 등 출국 절차를 밟은 뒤 전세기에 탑승했다. 사태 수습을 위해 미국을 찾은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 등도 전세기에 동승했다.

이로써 동맹국인 미국에서 발생한 초유의 수백명 단위 한국인 체포·구금 사태는 막판 귀국 일정이 하루 늦춰지는 등의 곡절 끝에 일단락됐다. 현장에 모인 한국 취재진은 인근 주차 데크 옥상에 올라 연한 하늘색 비행기의 출발을 지켜보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인 구금자들이 귀국후 미국 재입국 등에서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 한국 측 설명이나 미국 법규상 자진출국시 재입국 관련 제약 문제가 애매한 측면이 있어 향후 실제 불이익이 없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 기업의 전문 인력들을 위한 미국 비자를 새롭게 설계하는 논의에 착수했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