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 마일리지 1:1, 제휴 마일리지 1:0.82로 교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전환 비율이 ‘탑승 마일리지’ 기준 1대 1로 정해졌다. 카드 등으로 쌓은 제휴 마일리지는 아시아나 마일리지 1마일당 대한항공 마일리지 0.82마일로 전환된다. 양사 합병 후에도 10년간은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30일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대한항공이 제출한 ‘마일리지 통합 방안’ 수정안을 공개했다. 공정위는 10월 13일까지 이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한 후 심의를 거쳐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지난 6월 대한항공이 제출했던 방안이 소비자 권익 보호 등에 미흡하다고 판단해 보완을 요구했고, 이번에 수정안이 나왔다.
양사는 통합 후에도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했다. 합병으로 아시아나항공이 사라지더라도 마일리지는 10년간 별도로 관리된다. 아시아나 마일리지 보유 고객은 별도 전환 없이 기존처럼 마일리지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병건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으면 기존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그대로 사용하는 효과가 있다”며 “이는 실질적으로 마일리지 가치를 1대 1로 보존하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마일리지 보유자들은 양사가 취항하는 노선 모두에 대해 보너스 항공권 및 좌석 승급 신청이 가능하다. 또 대한항공 홈페이지 내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전용 페이지가 개설된다. 보너스 항공권 및 좌석 승급을 위한 마일리지 공제기준은 기존 아시아나의 공제기준이 그대로 적용된다. 소멸시효(사용기한)도 남아있는 기간이 그대로 보장된다.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공급량은 기업결합일 이전 수준 이상으로 유지된다.
아시아나가 운항하던 노선뿐 아니라 대한항공이 운항하던 노선에서도 아시아나 마일리지 사용이 가능해졌다. 이에 대한항공 측은 아시아나 고객들의 편의가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아시아나가 운항 중이던 노선 69개(단독 노선 13개)에 대한항공 단독 노선 59개 포함되며 마일리지 사용 노선이 85%가 늘어난다는 게 대한항공의 설명이다. 한편 공정위는 합병을 앞두고 축소됐던 아시아나 마일리지 비항공권 분야 사용처도 다시 늘리도록 했다. 현재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각종 기념품 구매나 오프라인 쇼핑 이용 등이 가능하다.
마일리지 통합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전환 방안도 마련됐다. 마일리지는 적립 방식에 따라 전환 비율이 다르게 적용된다. 우선 항공기 탑승으로 적립한 마일리지는 1대 1로 통합된다. 탑승 마일리지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정한 도시 간 비행 거리로 적립되는 만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마일리지 간의 차등을 두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제휴 신용카드 등을 통해 쌓은 제휴 마일리지는 아시아나 1마일당 대한항공 0.82마일로 전환이 가능하다. 양사의 마일리지를 적립하는 데 소비자가 투입한 비용 등을 고려해 차등을 두기로 했다. 카드별로 다르지만 통상 대한항공 마일리지는 1500원당 1마일을,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1000원당 1마일을 적립해왔다. 마일리지 전환은 보유 마일리지 전체를 전환할 때만 가능하다. 10년간의 별도 운영 기간이 종료되면, 자동으로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전환된다.
마일리지 전환 만큼 민감한 우수회원 등급·혜택도 아시아나항공 이용 고객들에게 불이익이 없게 했다. 이를 위해 아시아나의 5개 각 회원 등급은 그에 상응하는 대한항공의 회원 등급으로 부여한다. 대한항공은 현재 3단계의 우수회원 등급에 모닝캄셀렉트를 신설해 4단계로 늘려 운영한다. 매칭 등급은 ▶골드(아시아나)→모닝캄(대한항공) ▶다이아몬드ㆍ다이안몬드플러스→모닝캄셀렉트 ▶다이아몬드플러스(평생)→모닝캄프리미엄 ▶플래티늄→밀리언마일러 등이다.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한 고객은 양사 마일리지를 합산해 회원 등급을 재심사한다. 재심사로 인해 회원 등급이 당초 부여된 회원 등급보다 높은 경우 회원 등급을 새로 부여받게 된다. 박설민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아시아나항공 고객이 대한항공으로 넘어왔을 때 최소한 손해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며 “기존에 부여받던 서비스보다 저하되는 경우는 없으며, 동등하거나 더 나은 수준의 혜택을 받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대한항공은 향후 10년간 제휴 카드사에 공급하는 마일리지 가격 인상률을 물가 상승률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아시아나도 항공권 구매 시 운임의 30%까지 마일리지와 현금을 함께 사용하는 ‘복합 결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의견 수렴 절차를 끝낸 후 심의를 거쳐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 국장은 “국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합리적인 부분이 있다면 대한항공 측에 전달해 최종 방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최대한 신속하게 심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