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전쟁 발발 2년…6만여명 사망

인질 석방·휴전 촉구 국제사회 한목소리

가자지구 전쟁 발발 2년을 맞은 7일(현지시간) 전쟁을 촉발한 하마스 기습공격 관련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가 이스라엘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열렸다.

가자지구 접경 크파르아자 키부츠(집단농장)에는 수백 명의 추모객이 모여 공격 시작 시각인 새벽 6시29분을 기해 1분간 묵념하며 하마스 공격 2년을 기억했다. 추모식이 열린 무기 보관소에서 주민 대표들은 연설을 통해 아직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쌍둥이 주민 지브·갈리 버먼을 언급했다. 이날 오전 11시에는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 인근 노바 음악 축제 현장에서 수십 명의 유가족들이 추모식을 열었다.

이날 여러 추모 행사는 정부가 아닌 유가족들이 주관했다. AP통신은 이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지도력에 대한 깊은 분열을 반영한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날이 올해 13일까지 이어지는 유대 명절인 수코트(초막절) 기간이자 유대력 기준으로는 하마스의 기습공격이 발생한 날이 아니어서 국가 주도의 공식 추모 행사는 없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 주도 추모식은 오는 16일 예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초막절 종료 직후 안식일이던 정확히 2년 전 이날 이스라엘 남부 곳곳을 기습 공격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인질로 끌고 갔다. 아직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은 현재 48명(생존자 2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전날 이집트 휴양 도시 샤름엘셰이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가자지구 평화 구상에 따라 인질 석방과 휴전을 위한 간접협상을 시작했다. 카타르·이집트·미국 등의 중재로 진행된 첫날 협상이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 마무리됐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한 가운데 양측은 이날 오후 추가 협상을 이어갔다.

모든 인질의 즉각적인 석방과 휴전을 촉구하는 세계 주요 지도자들의 목소리도 잇따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인질들을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석방해 모든 이의 고통을 끝내라”며 “가자지구에서의 적대 행위를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모든 인질의 즉각적인 석방과 휴전이 손에 닿을 만큼 가까워졌다”며 “이 순간을 놓치지 말고 ‘두 국가 해법’에 기반한 지속적인 평화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2년 전 하마스의 공격을 “홀로코스트 이후 유대인들에게 가해진 최악의 공격”이라며 인질 석방, 가자지구 긴급 원조 확대, 휴전을 촉구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모든 인질의 석방과 휴전은 지체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전날 지난 2년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보복 공격으로 인한 팔레스타인 사망자를 6만7160명으로 집계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사상자 집계 시 민간인과 전투원을 구분하지 않지만, 사망자의 약 절반이 여성과 어린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엔 등은 이 수치를 신뢰할 만한 추정치로 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