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최첨단 인공지능(AI) 칩은 미국 외 누구도 가질 수 없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 선언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엔비디아 첨단 칩 6만 장이 아랍에미리트(UAE) 수출 허가를 받은 사실이 발표됐다. 첨단 AI 반도체를 나만의 무기로 삼고 싶고, 자국 기업이 돈 벌 기회도 챙기고 싶은 트럼프 정부의 갈등이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2일 CBS 간판 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한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가 중국에 최첨단 칩을 판매하는 걸 허용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중국이 엔비디아와 협상하도록 하겠으나, 최첨단 칩은 예외”라면서 “최첨단 칩은 미국 외에 그 누구도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인터뷰는 미·중 정상회담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강경 발언은 ‘매파’ 참모들의 영향이 크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엔비디아 칩 수입 허용을 다루려다가, 마크 루비오 국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 측근의 반대로 접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 다음 날인 3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 공식 블로그에 “미국 상무부로부터 GB300 포함 GPU 6만400장의 UAE 수출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GB300은 블랙웰 기반의 최신·최첨단 GPU다. ‘미국만’ 최첨단 칩을 쓰겠다던 트럼프 발언을 뒤집는 결정이 상무부에서 나온 것이다.
트럼프가 말한 ‘최첨단 칩’의 의미는 모호하다. 최신 설계 구조인 ‘블랙웰’ 적용 칩에는 AI 가속기부터 그래픽카드까지 제품군이 다양하고, 종종 칩 재설계도 이뤄져서다. 최고·최신 GPU는 이미 메타·구글·MS 등 미국 기업이 가장 먼저 가져가고 있다. 한국이 이번에 확보한 ‘블랙웰 GPU 26만 장’에도 이 제품군이 고루 포함돼 있고, 각 비율은 미정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외에 첨단 GPU를 안 판다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설계 전문 회사인 엔비디아는 메모리는 한국, 제조는 대만, 소재·장비는 일본·유럽과 긴밀히 손잡고 있다.
한편 이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는 각각 전일 대비 5.48%, 5.58% 하락해 58만6000원과 10만4900원에 마감했다. 전날 급등 후 차익 실현 매도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SK하이닉스를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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